[더지엠뉴스]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며 양국 간 장기화된 관세 갈등을 조율하기 위한 첫 대면에 나섰다.
11일 중국 외교부와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협상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약 10시간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11일 회의가 속개될 예정이다.
중국 대표단은 허리펑(何立峰, He Lifeng) 국무원 부총리가 이끌었고, 미국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양국 모두 모두발언 생중계를 생략하며 극도의 경계 속에 회의를 진행했다.
협상의 중심에는 ‘145% 대 125%’로 격화된 상호 고율관세 문제가 자리했다. 중국은 미국이 먼저 시작한 이른바 ‘관세전쟁’의 책임을 지고 선제적 철회를 결단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다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중국산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철회와 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 확대 없이는 관세 인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미중 양국 장관급 인사가 처음 마주한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회담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함께했고, 중국 대표단에는 공안 분야 고위 인사인 왕샤오훙(王小洪, Wang Xiaohong) 공안부장이 동석했다.
중국이 마약단속 책임자인 왕 부장을 배석시킨 것은, 미국이 제기한 펜타닐 원료 밀수출 문제에 대해 협상 테이블에서 직접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45%까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125% 보복 관세로 맞서며 사실상 무역이 끊긴 상태다.
이번 회담은 세계무역기구(WTO) 본부가 위치한 제네바에서 개최됐다. 일각에서는 이 장소 선택에 중국의 전략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배경으로 깔렸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하루 전, 관세율을 80% 수준이 적절하다고 언급했지만, 일부 미국 언론은 협상에서 50%대로 낮추는 방안이 제안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양국 간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미중 정상 간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