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4일 중국 정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 측의 공식 요청에 따른 것으로, 중러 양국은 이번 회동에서 새로운 국제 정세 속에서의 양국 관계 방향과 우크라이나 문제, 국제 다자 플랫폼에서의 협력에 대해 포괄적으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유엔(UN),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 주요 다자 협의체를 통한 협력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국제 거버넌스 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특히 “일방주의와 강권 행위를 분명히 반대하며, 세계가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역·관세정책과 같은 보호주의 기조에 대한 간접적인 대응으로도 해석된다.
중러 양국은 지난 해 세 차례 정상 회담을 통해 ‘전면적 전략 협조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한 바 있으며, 이번 전승절을 포함해 올해 중국과 러시아 각각의 전승절 행사에 상대 정상의 참석을 상호 초청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의 면담에서도 시 주석이 5월 전승절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며, 주요 귀빈으로서의 역할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중러 정상의 동시 등장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중국 내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태도와 핵 도발로 인해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나란히 열병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말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전승절에 불참하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리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과 시진핑의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의 결속은 물론,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에 도전하는 외교 무대에서의 중러 연합 전선 구축이라는 전략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다자무역 체제 수호와 국제제재에 대한 공동 대응 전략도 비공식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국의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중심 세력으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외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