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과 미국이 제네바 무역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틀에 대해 세부 사항을 조율했다. 중국은 통제 품목에 대한 합법적 수출 신청을 심사해 승인하기로 했으며,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일련의 제재 조치를 철회하기로 했다.
28일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지난 6월 런던 무역협상 이후 이어진 양국 간 긴밀한 실무 조율의 결과다. 상무부는 미 측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승인 절차를 신속화하기로 한 점을 강조하며, 양국 정상의 통화에서 도출된 공감대에 따라 경제무역협의 메커니즘을 더욱 적극 활용해 오해를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 블룸버그와 로이터를 통해 관련 합의가 서명됐다고 발표했다. 미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이번 합의가 중국의 희토류 공급 확대와 관련 제재 철회를 명문화한 것이라 설명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국 합의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S&P500 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도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상승했으며, 미·중 간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중국의 무역 전문가들은 이러한 진전이 미·중 무역구조 개선의 실질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저우미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공급망 안정성과 산업 회복력 제고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세계무역기구연구회 훠젠궈 부회장도 “양국 모두 이행을 통해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며, 미국이 약속한 수출규제 완화를 실제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상무부와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행 의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저우미 연구원은 “미국은 아직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았으며, 오히려 협력을 훼손하는 신호를 반복적으로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무역 합의는 중국의 산업 전반, 특히 게임·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첨단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희토류 공급 확대는 AI 반도체, 게임 그래픽칩 등 첨단부품의 생산과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이는 중국의 게임굴기 전략과도 연결되며, 미국 시장 내 중국 게임 및 콘텐츠 기업의 입지를 넓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한편, 미 상무부는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을 -0.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3년 만의 첫 경제 수축으로, 미국 행정부의 수입품 고관세 정책이 소비심리를 악화시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에 따르면, 4월 기준 세계 무역마찰지수는 131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는 미국의 보복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같은 기관은 오는 7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회 중국 국제공급망박람회(CISCE)에 참가하는 미국 기업이 15% 증가할 것이라 밝히며, 양국 기업 간 협력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는 중미 경제관계가 긴장의 국면을 넘어 실질 협력의 단계로 전환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