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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1 (월)

윈저우즈넝의 푸른 혁신, 중국의 ‘무인 해양시대’ 개막

 

더지엠뉴스 - 월간 <중국> 푸자오난(付兆楠) 기자 | 

최근 제15회 중국 전국운동회(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도로 사이클 경기에서 참가 선수들은 강주아오(港珠澳, 홍콩·주하이·마카오)대교를 따라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펼쳤다. 경기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이 있는데 바로 경기 안전 보안 업무에 사용된 스마트 기술이다. 여러 척의 무인 순찰선이 수상 안전 방어 수역의 순찰 및 통제 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이러한 순찰 무인선·무인정은 라이다(LiDAR), 고화질 카메라, 고음 확성기 및 전용 구조·인양 장치 등 기능 모듈을 갖추고 있다. ‘지정 위치 감시+이동 순찰’의 결합 방식으로 강주아오 대교와 헝친(横琴) 대교 주변 수역을 전면적으로 감시해 기술적 지원을 통한 경기 수상 안전을 확보했다.

 

이번 임무를 맡은 무인선과 무인정은 중국 최초의 무인 선박 연구개발 민영 기업인 윈저우즈넝 과학기술 주식유한회사(雲洲智能科技股份有限公司)(이하 윈저우즈넝)가 개발 및 생산한 것이다. 무인 선박 분야 초기 개척자인 윈저우즈넝은 끊임없는 자주 혁신을 통해 핵심 기술 연구개발부터 성능 검증, 대규모 산업화 응용을 아우르는 완전한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해양 장비 영역에 성공적으로 구현한 선도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월간 <중국>은 주하이(珠海)를 방문해 윈저우즈넝 창립자인 장윈페이(張雲飛) 대표를 만나, 기업이 실험실의 기술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산업화 응용 단계로 발전해 온 혁신적 과정과 성장 스토리에 대해 취재했다.

 

 

모형 한 척에서 시작된 윈저우즈넝의 도전

1984년 시안(西安)에서 출생한 장윈페이 대표는 중학교 시절 부모님을 따라 선전(深圳)으로 이주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기계 구조와 수상 스포츠 장비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2007년 동제대학(同濟大學, 퉁지대학) 기계자동화학과를 졸업한 뒤 홍콩과기대학(香港科技大學) 기계공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2009년 석사 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에서 정밀공학 박사 과정을 이어갔다.

 

그가 홍콩과기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당시, 세계적으로 무인 시스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어느 날 수역 오염으로 모니터링 요원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뉴스를 접한 그는 “고위험 작업에 무인 장비가 사람을 대신할 수는 없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됐다. 실험실의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도 그는 팀원들과 함께 수질 샘플을 자동 채취할 수 있는 간이 선박 모형을 개조해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무인정의 환경 모니터링 활용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당시 일부 선진국 연구 기관이 무인 선박 분야의 핵심 기술을 장악하고 있어서 중국은 자체적인 역량 축적과 독자적인 연구개발에 기대 백지상태에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팀원들과 함께 1년 6개월에 걸쳐 중국 광둥(廣東), 윈난(雲南), 쓰촨(四川), 베이징(北京) 등 10여 개 성과 시를 돌며 수질 모니터링과 수역 정화 실태를 현장에서 면밀히 조사했다. 장 회장은 그 과정에서 “무인 선박은 중국 내에서 수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잠재력도 매우 크다”라는 날카로운 예측을 내놨다. 2010년, 그는 창립 멤버들과 무인선·무인정 관련 연구 성과를 가지고 홍콩에서 주하이 하이테크산업개발구로 거점을 옮겨 윈저우즈넝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자주혁신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다

“윈저우즈넝은 애초에 따라갈 기술의 기준 모델이 없어서 완전히 원점에서부터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장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무(無)에서 출발’했기에 팀은 창업 초기부터 선형 설계, 물의 유체 역학, 스마트 알고리즘, 자동 제어, 통신 링크 등 핵심 단계를 포괄하는 무인 선박 기술의 모든 공정에 힘을 쏟기로 했다. 자율 항행, 지능형 장애물 회피, 스와밍(Swarming) 기술, 신소재 등에서 지속적으로 기술적 발전을 이뤄 마침내 자율 제어가 가능한 완전한 기술 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2013년, 윈저우즈넝은 중국 최초로 자체 연구개발한 수질 환경 모니터링 및 수질 시료 채취 무인정을 출시했다. ‘경량·소형· 높은 기동성’으로 유명한 이 무인정은 유속이 빠르고, 오염이 심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정밀한 시료 채취가 가능해 중국 수질 환경 모니터링에 새로운 해결 방안을 제공했다.

 

2015년, 톈진(天津) 빈하이신구(濱海新區) 폭발 사고 발생 6일째 되던 날, 윈저우 무인정 3척이 위험 구역을 뚫고 오염 중심부로 진입해 물 시료를 채취했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수행 능력을 입증한 무인정은 당시 중국 환경보호부로부터 표창받으며 무인 기술이 긴급 구조에 활용된 대표적 사례가 됐다. 

연구개발이 진전됨에 따라, 윈저우즈넝은 ‘무인화’ 기술을 해양 조사, 극지 과학 탐사, 방호·구조, 무인 운항 선박 등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했다. 2017년에는 무인정 ‘쉐룽(雪龍)호’(중국 최초 극지 과학 탐사 쇄빙선)와 함께 중국 제34차 남극 과학 탐사에 참여했다. 인익스프레서블 섬(Inexpressible Island) 인근의 극한 해황 속에서도 정박지 수심 측량 수행 임무를 완수하며 세계 최초로 남극에서 작업에 성공한 무인정이 됐다.

 

2022년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근해 해저 기초 조사 프로젝트는 ‘모선 1척+무인선 5척’의 스와밍 측량 모델을 채택해, 단 55일 만에 2만 8000km의 측량 업무를 완수했다. 이는 기존 500t급 측량선에 비해 효율은 5배 상승했고, 에너지 비용은 90% 이상 절감된 수치다. 2019년부터 중국해양석유(CNOOC) 웨이저우(涠洲) 유전 단지는 무인정을 활용해 물자 운송, 해상 순찰, 수중 탐사 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 선박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결과 인건비는 80%, 연료 비용은 91%를 절감했으며 연간 탄소 배출량도 5160t 감소해 해상 석유·가스 운영 및 유지 효율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재난 대응 분야도 무인화 기술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2021년 허난(河南)에서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을 당시, 수상 구조 로봇 ‘돌고래 1호’ 118 세트가 긴급히 투입돼 구조 작업을 지원했다. 윈저우즈넝은 중국 생태환경부에 소속된 유일한 무인정 긴급 구조대다. 간쑤(甘肅) 룽시(隴西) 광산 안티몬 유출, 허난(河南) 시샤(西峡) 수질 오염, 장쑤(江蘇) 샹수이(響水) 폭발 사고 등 여러 환경 재난 대응에 참여했다. “업그레이드된 ‘돌고래 3호’는 속도가 더 빠르고, 적재량도 커졌다며 한국, 독일 등 해외로도 수출되고 있다”라고 장 대표는 덧붙였다.

 

이외에도, 윈저우즈넝은 광둥 주하이 공안국과 ‘무인 선박 순찰·경계 상시화 응용’을 전개해 무인정이 야간 고위험 순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무인정은 총 881일 동안 임무를 수행했다. 지정 위치 감시 시간은 2.9배 증가했으며  20여 건의 불법 행위를 적발했고 누적 항해 거리는 6만 km을 넘었다. 이 기간 인력은 크게 절감돼 출동 인원이 75%나 감소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년간 우리는 과학 기술 혁신을 중점에 두고, 다양한 응용 시나리오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 왔다”라며, “환경 재난 긴급 대응, 과학 탐사·구조, 해양 엔지니어링, 해상 안전·보안, 문화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대규모로 복제할 수 있는 무인 선박 현장 적용 능력을 갖췄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양 환경은 복잡하고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무인선과 무인정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주무대”라며, 현재 윈저우즈넝의 사업은 50여 개 국가 및 지역으로 확대돼 수상 작업의 안전을 보장하고 비용 절감과 효율 향상을 추진하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작업 모델과 비교하면 무인선과 무인정은 저위험·저배출·저비용 그리고 고범위·고성능·고효율 등 뚜렷한 특징을 지니며,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해양의 신질생산력(新質生產力)을 상징한다”라고 강조했다. 

 

 

‘해양 무인화’, 상상에서 현실로

성과의 이면에는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해당 기술이 ‘0’에 가까운 분야를 선택해 시작한다는 것은, 곧 불확실성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업 초기, 팀이 어렵게 끌어모은 100만 위안(2억 원)은 금세 바닥났다. 고비의 순간 각종 혁신 창업 정책이 팀에게 중요한 버팀목이 됐다. “우리는 국가에서 혁신 창업을 지원해 주는 시기를 제때 잘 만났다. 각종 창업 보조금과 프로젝트 지원금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이렇게 회상했다.

 

기술 축적의 성과도 계속해서 가시화되고 있다. 2022년 5월, 장 대표가 연구개발에 참여한 ISOOS (국제 스마트 해양 관측 시스템)에 속한 핵심 해상 플랫폼인 과학 탐사선 ‘주하이윈(珠海雲)’호가 진수됐다. 원격 제어와 개활 수역 자율 항행 능력을 동시에 갖춘 세계 최초의 과학 탐사선으로 중국의 심해·원해 탐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 4월, 윈저우즈넝은 샹산해양과학기술항(香山海洋科技港)에서 세계 최초의 고속 무인잠수정 ‘란징(藍鯨)호’를 공식적으로 진수하며 해양 기술 분야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장 대표는 “이는 고속 무인잠수정 분야의 기술 공백을 메웠다”라고 설명했다. ‘란징호’는 전체 길이 11m, 배수량이 12t, 30~40kn(노트)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다. 수십 미터 잠항 능력과 장시간 잠복 능력을 갖췄고 태풍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으며 근지구 탐사 로켓과 다양한 유형의 센서를 활용해 극한의 해상 상황을 관측할 수 있다. 그는 “무인화, 장시간 항행, 악천후를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은 해양 관측을 ‘고위험 저효율’ 방식에서 ‘안전하고 스마트한’ 방식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중국은 300만 ㎢의 해역을 보유하고 있어 관리해야 할 과제가 방대하다. 무인 시스템과 스마트 감지 네트워크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중국은 ‘신형 해양 인프라’ 건설의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해양 작업의 패러다임이 ‘사람 중심’에서 ‘무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험실의 선박 모형에서 다양한 작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무인정 클러스터, 그리고 잠항이 가능한 ‘란징호’에 이르기까지, 중국 무인선·무인정 산업은 무(無)에서 유(有)로 비약적인 도약을 하고 있다. 윈저우즈넝은 그중 하나의 축소판일 뿐이다. 중국의 ‘인공지능 플러스(AI+)’ 행동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해양 스마트 장비는 미래 해양 거버넌스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장 대표는 “중국의 ‘해양 무인화’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니라 이미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앞으로 더 많은 스마트 장비가 더 깊은 해역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이는 중국은 물론 전 세계의 해양 연구와 산업 발전 그리고 공공 안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윈저우즈넝 제공

글|푸자오난(付兆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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