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새 AI 모델 V3.1을 공개하며 차세대 국산 칩과의 연계를 전격적으로 언급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속에서 중국이 독자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딥시크는 전날 공식 계정을 통해 ‘V3.1 배포, 에이전트 시대의 첫걸음’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내고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 버전은 추론 모드와 비추론 모드를 하나로 통합하고, ‘UE8MO FP8’ 데이터 형식을 적용해 메모리 사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딥시크는 이 구조가 곧 발표될 중국산 칩에 맞춰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불과 한 줄에 불과했지만 파장은 컸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AI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독자적으로 결합할 단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두고 해석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기술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V3.1의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올해 초 저비용·고효율 추론 모델 R1을 선보인 뒤 사실상 조용했던 딥시크가 다시 공개 행보에 나섰다는 점이다. R1의 후속작 R2는 출시가 지연되며 각종 의혹을 낳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딥시크가 당국 권고에 따라 화웨이 칩을 훈련에 사용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엔비디아 칩으로 교체하면서 일정이 늦춰졌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V3 모델 훈련에 엔비디아 H800 칩 2천48개를 사용했다고 공개한 바 있으나, V3.1의 훈련 환경은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산 칩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둘러싼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