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베이징이 ‘로봇 소비자 도시’란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소비와 산업, 기술이 맞물린 이 대형 프로젝트는 AI 시대 중국식 내수 진작 모델로 주목된다.
4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北京经济技术开发区, Beijing Jingji Jishu Kaifaqu)는 전날 ‘이트롱 로봇 소비자 축제’ 개막을 선언하고 세계 첫 로봇 소비자 전시 중심지를 공개했다.
행사는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며, 베이징 로봇월드와 이좡 산업단지, 인근 상업지구 등 총 6곳이 연계된다. 개막식은 BDA 내 로봇월드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는 8일부터 1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025 세계로봇대회의 일환으로, 중국전자학회(CIE)가 주요 주최 기관이다.
BDA는 개인 소비자에게 최대 1,500위안(약 27만 원), 기업 구매자에게는 최대 25만 위안(약 4,500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CIE에 따르면 행사 중심 콘셉트는 네 가지 소비 시나리오와 네 개의 서비스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탐험하며 구매'하는 체험-소비 일체형 구조를 지향한다.
참여 기업 41곳은 오프라인 현장에서 100여 종의 로봇을 전시·판매하고, JD닷컴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63개 브랜드, 680개 제품을 선보인다.
이번 축제의 핵심은 세계 첫 체현형 지능형 로봇 4S 매장 공개다. 의료용, 산업용, 휴먼케어, 생체공학, 이족보행, 휠타입 등 7개 범주의 제품 50종 이상이 전시된다.
량량(梁亮) BDA 부주임은 행사 취지에 대해 “산업 수요를 이끌고, 소비 경험의 장벽을 낮추며, 로봇 산업 상업화에 현실적 동력을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행사를 통해 로봇 소비의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하고, 참여자 모두가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중국공업정보화부 산하 정보통신경제전문가위원회 판헬린(潘鹤林)은 “중국은 기술-산업-소비 간 선순환을 구축 중이며, 고품질 소비로의 전환에 로봇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CIE가 제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로봇 특허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로봇 제조에 필요한 독점 핵심 부품 역시 풍부하다.
로봇 관련 기술 중에서는 대형 언어모델 기반 로봇 시스템, 인간-기계 협업제어, HRI(Human-Robot Interaction) 분야에서 두드러진 발전이 이뤄졌다고 CIE는 설명했다.
현재 산업용 로봇은 71개 대분류, 236개 세부 업종에 걸쳐 활용되고 있으며, 제조 로봇 밀도는 세계 3위 수준이다. 서비스 로봇 역시 가사, 물류, 요양, 의료재활 등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판 위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 기술이 아닌 산업 구조와 고용까지 변화시킬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소비 진작도 로봇 축제의 핵심이다.
정치국은 지난 31일 회의에서 “내수 잠재력을 실질적으로 발휘하고, 서비스 소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며 소비 진흥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AI 기반 소비 인프라 확대와 기술 응용 확산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AI+소비’, ‘지식재산+소비’ 모델의 결합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CASE) 저우미(周味) 연구원은 “기술이 수요 자체를 창출하고 소비 공급망 전반에 고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번 로봇 축제의 전략적 의의를 짚었다.
그는 이어 “공급과 소비의 균형 조정이 이미 가속화되고 있으며, 중국은 시장 수요가 넓어 새로운 소비 플랫폼으로서의 실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사회소비재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5% 증가했고, 소비지출은 GDP 성장의 5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