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상호 조정한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단 10일 만에 주간 평균 예약량이 277% 급등하며 주요 선사와 항만 시스템이 과부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중국 관영매체와 업계 통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 시각 14일까지의 최근 일주일 동안 중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예약량은 평균 2만 TEU(20피트 컨테이너 환산 기준) 수준을 상회하며, 불과 5일 기준 예약량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의 헤버로이드(Hapag-Lloyd)는 “최근 중국~미국 노선 수요가 폭증해 장기계약 고객 외에는 사실상 신규 수요를 받기 어렵다”며 “현재 배정된 선박 규모로는 대응이 불가능해 대형 선박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임 상승도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드루어리(Drewry)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기준 상하이~로스앤젤레스 노선의 현물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 기준)당 3,136달러(약 430만 원)로, 전주 대비 16% 상승했다. 5월 12일 기준 마스크(Maersk)가 공시한 운임은 3,705달러로 집계되며, 이달 들어 96%나 급등했다.
국제 물류 정보업체 이지블루(EasyBlue)는 “운임이 6월 초까지 6,000달러(약 827만 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며, 이미 일부 선사는 6월 중순부터 4,000달러의 PSS(성수기 할증료)를 예고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단기적인 공급 병목을 넘어, 유럽 노선까지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일부 선사들이 미주노선 수요 대응을 위해 유럽발 항로의 선박을 급히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신건설계열 중신선박물류는 “유럽 항로 공급 부족이 2주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컨테이너 선의 물리적 왕복 시간이 평균 40~60일에 달하는 특성상, 지금의 폭증세는 최소 7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내 유통기업들은 여름 시즌 ‘백투스쿨(Back to School)’과 연말 특수에 대비한 조기 물류 확보에 나선 상태다.
한편, 중국 정부는 5월 초부터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한 세제 지원과 통관 간소화 정책을 병행하고 있으며, 선전(深圳, Shenzhen)과 상하이(上海, Shanghai) 등 핵심 항만의 출하량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수준을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폭증은 단순한 수출 호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미중 양국의 경제 신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중국 물류정보협회는 “코로나 이후 정체돼 있던 미국 내 중국산 소비재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대형 유통사들이 상반기 안에 재계약을 완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19일 현재 미국 서부 항만들은 연일 증가하는 선박 입항으로 하역 지연이 반복되고 있으며, LA·롱비치 항만 당국은 야간 근무 연장과 추가 인력 배치에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