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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9 (목)

중국 선전시, 반도체 국산화 전쟁 최전선에 나서다

국유자본 주도 1조 펀드 설립…화웨이 파트너 '사이캐리어'는 4조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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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지엠뉴스]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지금, 기술적 자립을 향한 대담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선전시가 1조원 규모의 전략 펀드를 새롭게 조성하면서, 그 중심에 지방정부와 국유자본의 결합이라는 고유한 시스템이 다시 한 번 전면에 부상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선전시가 50억 위안(약 9,8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전용 투자펀드를 공식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선전시와 룽강구 지방정부가 공동 출자했으며, 운용은 국유기업 선전캐피털그룹이 맡는다. 핵심 출자자인 선전시는 36억 위안을 투입해 지분 69.4%를 확보했다.


목적은 분명하다. 반도체 생태계의 전 영역—설계, 장비, 소재, 공정—에 걸친 ‘국산화 체계’ 구축이다.


이 펀드는 선전시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예고한 일련의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당시 선전시는 총 1천억 위안 규모의 38개 반도체 펀드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펀드는 집적회로(IC) 기반 산업에 집중 투자되며, 향후 100억 위안 규모의 신규 펀드 조성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미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독립하겠다는 정치적 목표와 기술적 필요 사이에서 내린 전략적 결단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펀드의 실질적 수혜자로 주목받는 기업은 사이캐리어(SiCarrier)다. 이 기업은 2021년 화웨이의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독립한 회사로, 설립 초기에는 대외 노출을 철저히 피했지만 최근 상하이 세미콘 차이나 전시회에서 30종 이상의 장비를 공개하며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이캐리어는 현재 28억 달러(약 3조9,6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며, 기업가치는 약 800억 위안(15조7,0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핵심 지분은 선전시 국유지주회사인 선전메이저인더스트리그룹이 전량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거 SMIC(중신궈지)의 생산라인 설립에도 참여한 바 있어, 전략 산업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조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이캐리어는 이번 투자 유치로 사업부 약 25%를 매각할 계획이며, 유치한 자금은 대부분 장비 독자 기술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국영기업, 국가반도체펀드, 사모투자사들이 투자 협의에 나선 상태다.


이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자본조달이 아니라, 중국 당국이 반도체 자립을 위한 기술적 병목을 돌파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정책형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실제 중앙정부도 이에 발맞추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3기를 새로 출범시켰으며, 규모는 3,440억 위안(약 67조5,000억 원)에 달한다. 상하이시 또한 지난 3월 5억3,000만 위안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해 1·2기와 합산하면 400억 위안(약 7조8,000억 원)에 이르는 반도체 재정 플랫폼을 가동하고 있다.


선전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지방정부의 산업 정책 그 이상이다. 이는 기술적 자립을 향한 국가적 총력전에서 '지방정부와 국유자본'이라는 중국 특유의 시스템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반도체 전쟁의 전선은 이제 공장도, 시장도, 심지어 기술도 아니다. ‘정책자본’이자 ‘자본정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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