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중국 금융기관들이 불량 자산의 정리 속도를 크게 높이며, 일부 채권은 액면가의 1% 이하 가격으로도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중국 금융업계에 따르면, 5월 들어 15개 이상 금융기관이 50건이 넘는 불량 자산 프로젝트를 매각 시장에 내놓았다.
특히 상하이 소재 푸둥개발은행은 전날 신용카드 불량채권 14억8600만 위안어치를 단 3900만 위안의 입찰가로 내놨다. 이는 명목금액의 0.26% 수준으로, 일반적인 감액 기준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불량 자산의 정리 확대는 올해 1분기부터 뚜렷했다. 은행권의 개인 대출 불량자산 거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늘어난 370억 위안에 달했으며, 전체 중 70% 이상이 소비자금 목적의 개인대출로 확인됐다.
소비금융 전문기관인 자오롄금융은 올해만 11차례 불량 자산을 외부에 이양했고, 난징은행-파리바소비금융도 4차례 이상 자산을 시장에 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자산들은 대부분 1년 이상 연체된 채권들로, 최고 2300일 이상 장기 체납된 사례도 포함돼 있으며, 평균 할인율은 4.1%, 평균 회수율은 6.9%로 집계됐다.
중국은행연구원 엽인단 연구원은 "불량자산의 할인 매각은 위험가중자산을 줄여 자본적정성을 확보하고, 손실충당금 부담을 덜며 은행 수익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각 가격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신용카드 채권의 평균 회수율은 5.8%에 불과하며, 일부 자산은 0.1%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흥업소비금융이 매각한 불량 채권은 1억200만 위안어치로, 입찰가는 457만 위안에 그쳐 약 0.4%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신용카드 채권 대부분이 담보 없이 발행된 소비자금 대출이라는 점, 장기 연체자의 법적 회수 비용이 크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금융분석기관 수샤오루이는 “불량 채권의 단가와 회수율은 연체 기간, 채권 규모, 회수 가능성에 따라 다르게 산정된다”며 “3년 이상 연체된 경우 평균 할인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흥업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신용카드 연체 채권은 향후 연체 기간이 짧은 건도 더 많이 매물로 나올 것"이라며, 시장 정리가 가속화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간 불량자산의 투명한 정리를 강조해왔으며, 개인신용 관련 데이터의 구조화, 민간 투자기관의 참여 확대 등으로 시장 정비가 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자산 매각 흐름은 정부의 규제 압박, 자본건전성 확보 요구, 불량자산 누증에 대한 시장 우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