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중국의 대형 상업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일제히 인하하며,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민간 금융으로 본격 전이되고 있다.
정책금리 조정 이후 예금 상품 전반에 걸쳐 금리가 대폭 하향되면서, 예금자산 중심의 보수적 자금 운용 패턴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중국건설은행과 중국초상은행(招商银行)은 각각 신규 예금금리 조정안을 발표하며, 단기·중기·장기 정기예금 금리를 전반적으로 인하했다.
건설은행은 이날부터 3개월·6개월·1년·2년 정기예금 금리를 일괄적으로 15bp(0.15%) 낮춰 각각 0.65%, 0.85%, 0.95%, 1.05%로 조정했다.
3년·5년 만기 상품은 각각 1.25%, 1.3%로 기존 대비 25bp 인하되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 아래로 떨어졌다.
활기 예금은 기존 0.10%에서 5bp 인하된 0.05%로, 7일 통지예금 역시 0.30%로 하향 조정됐다. 초상은행 역시 동일한 금리 조정폭을 발표하며 주요 시중은행 간 공동 대응 양상을 보였다.
이번 예금금리 인하는 지난 7일 인민은행이 발표한 기준 정책금리 10bp 인하 조치에 대한 실질적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당시 판궁성(潘功胜) 인민은행장은 “물가 회복을 주요 고려 요소로 삼아 시장 유동성 공급과 정책전달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일 발표 예정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동반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 1년 LPR은 현재 3.1%, 5년 이상 LPR은 3.6%로 6개월째 동결된 상태였다.
인민은행은 최근 발표한 ‘2025년 1분기 중국 통화정책 집행 보고서’에서도, 상업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구조적으로 낮추고, 사회적 종합 융자비용을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금리자유화 이후 상업은행 간 경쟁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저금리 기조에 적응하지 못한 예금 유동성을 자산시장으로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저축률이 여전히 높은 중국 금융환경에서, 예금금리 하락은 가계의 소비 확대 혹은 고수익 자산으로의 리밸런싱을 유도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나친 수익률 저하가 고령층과 보수적 자산가의 자산 보존에 불안 심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분간 중국 은행권의 예대마진 압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민은행의 정책 방향은 ‘금융 시스템의 실물경제 지지 능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