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평화 기자 |중국의 의료 인공지능 시장이 기술 대기업과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집중 진입으로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기업마다 다른 기술 접근법과 생태계를 내세우며, AI의사를 둘러싼 산업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7일 KIC 중국에 따르면, 마이그룹, 화웨이, 왕샤오촨이 각각 AI 기반 의료 서비스 시스템을 잇따라 출시하며 산업 진입을 공식화했다.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진단, 문진, 영상 분석, 예측 모델링 등 의료 영역의 다양한 부문을 자동화하고 있다.
마이그룹 산하 마이헬스케어는 최근 자체 개발한 AI 진료 엔진 ‘마이닥터’를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중국 국가질병분류표준(NCDP) 및 진료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학습됐으며, 300종 이상의 질환에 대해 문진, 진단, 처방을 제안할 수 있다. 문진은 챗봇 형식으로 시작되며, 질문 내용을 구조화한 뒤 가장 가능성 높은 질병을 도출하고, 표준화된 임상 프로토콜에 따라 약물과 치료법을 추천한다. 사용자는 진료 결과를 마이그룹 산하의 약국, 병원, 보험플랫폼과 연동시킬 수 있다. 마이헬스케어는 이 시스템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의료 분야 전문 브랜드 ‘펑후이’를 통해 AI 기반 진료 시스템을 발표했다. 펑후이는 ECG 데이터 기반 심전도 분석, 혈압 변화 예측, 뇌졸중 조기 경고 알고리즘을 탑재했으며, 병원 PACS 영상 시스템과 직접 연동되는 자동 영상 판독 기능도 갖췄다. 화웨이 디지털에너지 부문과 헬스케어 연구소가 공동으로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기존 의료 데이터와 실시간 생체 데이터를 통합해 병원 및 지역 보건소의 의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펑후이는 향후 개인 스마트 디바이스와도 연동될 예정이며, 가정용 건강관리 영역까지 확대를 준비 중이다.
왕샤오촨은 바이두 CEO 퇴임 이후 설립한 AI 의료 스타트업 ‘문심이성’을 통해 본격적인 의료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문심이성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문답형 AI의사’를 개발하고 있으며, 해당 플랫폼은 전자의무기록(EMR) 2,000만 건 이상을 학습해 환자의 자연어 질문에 실시간 응답하고, 병증을 예측해 후속 진료 과정을 설계한다. 회사는 북경, 상하이, 광저우 등지의 20여 개 병원과 공동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의사와의 협진 구조를 구현하는 ‘의료현장형 AI’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왕샤오촨은 문심이성을 “AI가 의사의 노동을 보완하는 것이 아닌, 진단과 의사결정의 새로운 파트너”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각 기업은 저마다의 전략과 기술 구조로 AI 의료산업에 진입했으며, 시장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의료 생태계 재편이라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정부가 AI진료 시스템을 기초 의료기관에 도입하려는 정책적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업의 상업 모델은 ‘공공+민간’ 혼합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판 AI의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의료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신뢰성, 법적 책임 구조 등의 문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향후 이 분야는 기술력뿐 아니라 규제 대응과 병원과의 협력 모델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고난도 산업군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