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생일을 축하한 인도 측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항의에 나섰다. 외교부는 달라이 라마를 ‘분열주의자’로 지칭하며, 인도에 언행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마오닝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달라이 라마는 오랜 기간 반중국 활동을 이어온 정치적 망명자”라고 비판하며, “인도는 티베트 문제의 민감성을 인식하고,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 입장을 인도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의 티베트 진입 이후 인도로 망명해, 히말라야 지역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온 인물이다. 지난 6일 열린 그의 90세 생일 행사에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 등 각국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모디 총리는 SNS를 통해 “달라이 라마 성하는 자비와 인내의 상징”이라고 적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인도의 대응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지만, 행사에 동참한 미국과 대만에는 공개 비난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도와의 국경 갈등 및 지정학적 민감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가 분리주의를 조장한다고 주장하며, 그와의 교류를 자제하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티베트의 자치 확대나 독립 움직임은 중국의 영토 통합 원칙에 반하는 사안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번 항의는 중국이 자국의 주권과 통일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열렸던 이번 생일 축하 행사에는 수백 명의 티베트 불교 신자와 추종자들이 참여했으며, 달라이 라마는 이 자리에서 “130세 넘게 살고 싶다”고 말하며 여전히 활발한 활동 의지를 보였다.
중국은 이와 같은 상징적 메시지마저 경계하며, 티베트 문제의 국제적 부각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 수년간 국경 지역 충돌과 외교 마찰이 반복돼왔으며, 이번 사안도 양국 관계에 또 하나의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정부는 이번 항의에 대해 아직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 이후 후계자 선정 문제 역시 국가 통제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를 무시하고 제3국이 관여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더지엠뉴스 송종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