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 가전기업 TCL과 일본 소니가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합작사 설립에 합의하며 글로벌 TV·오디오 산업의 판도 변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제조·공급망에서 중국이, 브랜드·콘텐츠 생태계에서 일본이 강점을 가진 구조가 결합되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22일 중국과 일본 언론에 따르면 TCL과 소니는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TCL이 51%, 소니가 49% 지분을 보유하는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으며, 해당 법인은 TV와 홈오디오 제품의 기획·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합작사는 2027년 4월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TV 시장의 장기적 변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액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이후 한국 브랜드가 장기간 주도권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들어 TCL이 빠른 출하량 증가를 바탕으로 세계 2위로 올라섰다. TCL과 소니의 합작은 일본 브랜드의 영향력 약화, 한국 브랜드의 지배 구조, 중국 브랜드의 급부상이라는 삼각 구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역할 분담도 비교적 명확하다. 소니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브랜드 가치와 영상·음향 기술, 콘텐츠 생태계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담당한다. TCL은 대규모 생산 능력과 글로벌 공급망, 유통 네트워크를 앞세워 원가 경쟁력과 시장 확장 속도를 책임지는 구조다. 합작사는 소니 브랜드를 활용해 고가 TV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며, 소니 TV에 사용되는 패널 공급 역시 TCL 계열 패널 기업인 CSOT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TCL의 글로벌 확장은 이미 인수합병을 통해 진행돼 왔다. 멕시코 산요 공장, 쑤저우 삼성전자 LCD 사업장, 광저우 LG디스플레이 공장 인수는 생산 거점과 기술 내재화를 동시에 노린 전략적 선택이었다. TCL뿐 아니라 다수의 중국 가전기업들이 해외 자산 인수를 통해 제조 역량과 시장 지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이번 합작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