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말레이시아와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아세안 내 안보협력의 주도권을 넓히고 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같은 해역에서 잇따라 공동 순찰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은 ‘평화와 인도주의 협력’이라는 외피로 군사적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8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평화우의-2025(和平友谊-2025)’ 훈련이 15일부터 23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인근 해역에서 열린다. 중국 인민해방군(中国人民解放军, Zhongguo Renmin Jiefangjun)은 잔장(湛江, Zhanjiang), 산야(三亚, Sanya), 홍콩에서 출항해 말레이시아로 향했다. 훈련에는 육·해·공군, 홍콩 주둔부대 등 약 1,000여 명이 참여하고, 500여 대의 장비와 함정이 동원된다.
참가 전력에는 052D형 구축함 인촨(银川, Yinchuan), 071형 상륙함 징강산(井冈山, Jinggangshan), 056A형 초계함 징먼(荆门, Jingmen) 등이 포함됐다. 이번 훈련은 인도주의 구조, 재난구호, 해상안전을 주제로 한 실전훈련으로, 아세안(ASEAN) 회원국들도 참관할 예정이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张军社, Zhang Junshe)는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해상 재난과 해적 등 비전통적 위협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훈련은 역내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 외교관들은 중국이 이를 통해 군사적 영향력을 ‘평화의 언어’로 포장하며 아세안 내 전략적 입지를 넓히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중국은 올해 들어 싱가포르(협력-2025), 캄보디아(황금용-2025), 태국(매·타격-2025) 등과도 연합훈련을 이어왔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움직임이 잦아지자, 중국은 ‘지역 스스로의 안보협력’이라는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단순한 군사교류를 넘어, 미국이 구축한 인도태평양 안보 네트워크에 맞서는 중국식 연합 모델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평화우의’라는 이름 아래, 중국은 힘을 드러내지 않고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