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과 브라질이 전략 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할 공동 펀드를 만들며 양국 금융 협력을 한 단계 확대한다. 3일 양국 국책은행이 합의한 출자 비율과 운용 시점이 공개됐다.
4일 브라질개발은행(BNDES) 발표에 따르면, 중국수출입은행(中国进出口银行, Zhongguo Jinchukou Yinhang)과 BNDES는 총 10억 달러(약 1조 3,700억 원) 규모의 양자 펀드를 조성해 브라질 내 채권·지분에 투자한다.
양측은 중국수출입은행 6억 달러(약 8,200억 원), BNDES 4억 달러(약 5,500억 원)를 각각 출자한다. 펀드는 에너지 전환, 인프라 건설, 광물 자원, 농업, 인공지능 분야를 우선 대상으로 설정했다.
운용 개시는 2026년으로 제시됐다. 올해 초 체결된 양기관 협력 양해각서에서 최대 10억 달러 규모 공동펀드 설립을 검토한다고 명시된 뒤, 금번 합의로 구체적 출자 구조와 투자 영역이 확정됐다.
BNDES는 해당 펀드를 통해 브라질 프로젝트에 해외 장기 자본을 결집하고, 국내 자본시장 투자를 병행하는 이중 구조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적시했다.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경제 영역을 포함한 투자 우선순위도 공식 자료에 담겼다.
양자 펀드는 브라질 국채·회사채 등 채무증권과 지분 투자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며, 정책성 자금을 마중물로 민간 자본 유입을 유도하는 구조다. 동일 사안에 대해 블룸버그는 펀드의 섹터 범위와 출자액, 운용 시점을 재확인했다.
중국수출입은행과 BNDES는 공동심사·공동투자 절차를 정례화하고, 브라질 내 신재생 전력·송배전·교통 인프라, 채굴·정련 가치사슬, 농업 생산성 제고, 데이터센터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 자산을 순차적으로 검토한다. 브라질 측 보도는 에너지 전환과 AI 관련 프로젝트가 초기 포트폴리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브라질의 개발금융 협력은 다자개발은행과의 프로그램, 녹색·디지털 분야 파이낸싱 확대 기조와 맞물려 확대돼 왔다. 이번 합의는 그간의 협력 축을 양자 펀드라는 상설 도구로 구체화했다.
중국수출입은행의 정책 금융과 BNDES의 국내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결합은 브라질 현지 통화·달러 자금의 혼합 구조를 가능하게 하며, 현지 자본시장과 연계된 출구 전략을 병행하도록 설계됐다. BNDES 공식 자료에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투자 집행을 예고하는 문구가 포함됐다.
중국 측 정책은행은 에너지·제조·디지털 인프라에서 축적한 프로젝트 평가 역량을 제공하고, 브라질 측은 환경·사회 표준과 조달·인가 절차의 내재화를 맡는다. 두 기관은 이사회·운용위원회 등 의사결정 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한다.
브라질 민간·공공 프로젝트의 재원 다변화를 도모하는 가운데, 해외 장기 자본의 리스크 분담과 브라질 내 수요산업 확충이라는 투자 목적을 병치한다. 출자·차입·보증 등 정책성 수단은 개별 프로젝트 특성에 맞춰 조합된다.
중국수출입은행은 브라질 금융기관·발행체와의 채권·대출 연계 구조를 병행 검토한다. BNDES는 브라질 자본시장에서의 후속 조달로 레버리지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명시했다.
브라질 경제부·광업에너지부 라인과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조율, 주(州)정부 인허가 트랙 마련 같은 행정 절차도 병행된다. 해외환 헤지와 장기 금리 스왑 같은 위험 관리 장치의 표준화도 추진 대상에 올랐다.
해당 펀드는 브라질 내 신사업과 기존 자산의 리파이낸싱을 함께 고려하며, 브라질·중국 공급망 참여 기업의 현지화 계획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민간 자본의 공동 참여를 유도하는 공모·사모 혼합 구조가 선택지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