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외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시행 직후 서울 핵심 상권에서 중국인 결제가 폭증하며 유통 현장이 즉각 반응했다. 30일 명동과 공항 인근 상권에서는 외국인 결제 라인이 길게 늘었고, 편의점과 면세점 매출이 전주 대비 급격히 뛰었다.
유통업계 집계에 따르면, 명동 GS25 한 매장의 외국인 결제수단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보다 100배 늘었고 편의점 전체 매출도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이동 동선이 집중되는 명동·홍대·성수·공항 등에서는 알리페이(支付宝, Zhifubao)와 위챗페이(微信支付, Weixin Zhifu)를 통한 결제가 빠르게 누적됐다.
크루즈 입항과 연계된 역세권 대형마트에서는 과자·견과·김 등 포장 식품이 상위를 채웠고, 오리온 ‘비쵸비’ 단독 패키지와 ‘롯데 제로 후르츠젤리’, ‘농심 빵부장’, ‘HBAF 아몬드’ 시리즈, 김부각 등 테마성 상품이 장바구니를 채웠다.
빙그레는 공항·명동·강남 축선의 점포에 바나나맛우유 전용 매대를 추가해 진열량을 2~3배 확대했고, 외국인 인지가 쉬운 영문 표기를 적용한 리뉴얼 제품 공개를 예고했다.
오리온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협업 ‘비쵸비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을 대형마트에 투입했고, 삼양식품은 서울역 거점에서 ‘불닭 기프트박스’를 운영해 방문형 수요를 흡수했다.
농심은 넷플릭스 협업 세계관을 활용한 오프라인 판촉을 가동했고, 한강 버스 선착장과 명동 거리 이벤트로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K-패션·뷰티 매장도 바로 반응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의 중국인 고객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70% 이상 늘었고, 올리브영은 국경절 연휴 본격 유입에 맞춰 외국인 전용 물류를 재배치했다.
면세점에서는 명동 본점 기준 단체관광객 방문이 평소의 두세 배 수준으로 증가했고, 액세서리와 담배 매출이 이달 평균 대비 100% 안팎으로 확대됐다.
신라·신세계 면세점도 고객 수와 식품 중심 매출이 전주 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으며, 명동권은 패션·잡화와 식품이 동시 견인하는 수요 구조가 나타났다.
유통 현장에서는 중추절(中秋节, Zhongqiujie) 이후 마이스(MICE) 성격의 고부가 단체 유입이 더해지면 면세와 도심형 리테일의 카테고리 믹스가 넓어진다는 관측이 공유됐다.
정부가 전날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3인 이상 단체의 15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모바일 결제·관광 동선·전용 팩키지 상품을 묶은 ‘체류 중 복수 구매’ 설계를 서둘렀다.
제주도는 기존처럼 개별·단체 모두 30일 무비자 체계를 유지하며, 도심 상권은 팝업·체험형 콘텐츠와 결합한 ‘재방문형’ 상품 전략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