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 차이나데일리 기자 | 31일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가 막을 올렸다. 이번 회의에는 20여 개국 정상과 10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해 협력 공감대를 다지고, 더 긴밀한 SCO 공동체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제25차 SCO 정상회의와 ‘SCO 플러스’ 회의를 주재하며, 기조연설을 통해 기구 내 협력 심화와 글로벌 거버넌스에서의 역할 강화를 강조할 예정이다.
2001년 상하이에서 출범한 SCO는 상호 신뢰, 호혜, 평등, 협의, 문명 다양성 존중, 공동 발전 추구라는 ‘상하이 정신’을 견지해왔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매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주요 구상을 제시했고, 회원국과의 공동 노력을 이끌어 이 정신을 더욱 생동감 있게 발전시켰다.
2018년 산둥성 칭다오에서 처음 의장국을 맡았을 당시, 그는 SCO의 성과를 돌아보며 ‘상하이 정신’이 문명 충돌론, 냉전 사고, 제로섬 게임 같은 낡은 관념을 넘어 새로운 국제관계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2013년 이후 매 차례 정상회의에서 이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미를 끊임없이 확장해왔다.
이 철학을 바탕으로 SCO는 서로 다른 사회제도와 발전 경로를 가진 국가들을 아우르는 새로운 지역 협력 모델을 개척했다. 불참여·비대결·제3국 비지향을 원칙으로 삼아 상호 존중, 공평·정의, 상생 협력에 기반한 새로운 국제관계 모델을 제시했다.
2001년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6개국에서 시작된 SCO는 이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를 포함한 10개 정회원국으로 확대됐다. 현재 2개 옵서버국과 14개 대화 파트너를 포함해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아우르는 26개국의 ‘대가족’으로 성장했으며, 지리적 범위와 인구 규모에서 세계 최대 지역 기구가 됐다.
시 주석은 “SCO 가족에 합류하려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은 그 원칙의 매력과 미래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준다”며, SCO가 앞으로도 글로벌 평화, 국제 발전, 국제질서 수호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CO는 출범 당시 공동 안보 위협 대응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지금도 안정적 환경 조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중국은 지난해 의장국을 맡은 이후 테러 대응 구조이사회 회의, 국경수비기관 고위급 회의, 합동 반테러 훈련 등 다양한 안보 관련 행사를 주도했다. 불과 한 달 전 톈진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안보위협·마약범죄 등 문제를 다룰 4개 안보센터 설립 가속화에 합의했다.
경제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시 주석과 각국 정상의 주도 아래, 일대일로 구상과 각국 발전 전략이 접목되며 중국-벨라루스 산업단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같은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전자상거래·인공지능·빅데이터 같은 신흥 분야 협력도 확대됐다. 2024년 중국과 SCO 회원국 간 교역액은 8,90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화·교육 교류도 활발하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중국 전문가와 현지 고고학자가 고대 라하트 유적 보존에 협력하고 있으며, 이집트에서는 루반 공방을 통한 실습 교육으로 공학도가 역량을 키우고 있다. 직업기술대회, 스노우 풋볼 경기, 청년캠프 등도 인적 교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시 주석은 SCO 무대를 통해 줄곧 국제 문제의 공정성과 정의를 강조해왔다. 지난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서도 “패권주의·강권·괴롭힘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더욱 공평하고 균형 잡힌 다극 세계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힘의 우위를 내세운 국제관계 운영을 거부하고, ‘규칙’을 명분으로 국제질서를 훼손하거나 대립을 조장하는 행태를 비판하면서 모든 나라에 동등한 권리와 기회, 공정한 규칙을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아스타나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성과 문서들 역시 그의 비전을 반영해 분열·대립·패권 대신 연대·협력·정의를 촉구했다. 올해는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유엔 창립 80주년이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일방주의와 힘의 정치가 재현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시 주석은 여러 차례 2차대전의 역사적 교훈을 올바로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유엔과 SCO 같은 다자 틀에서 협력을 심화해 국제 공정성과 정의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SCO 회원국이 4월 공동성명에서 밝힌 바와도 일치한다. 회원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하며, 일방적 관세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했다.
글로벌 사우스와 자연스러운 연대를 가진 SCO는 그 부상이 불가역적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점점 더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지난해 아스타나 회의에서 “빠르고 되돌릴 수 없는 세계 질서 변화 속에서 SCO의 적극적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당시 시 주석은 SCO가 세계의 평화·발전·안보·거버넌스 적자를 해소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