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경제 협상을 앞두고 자국 시장의 매력을 수치로 입증하며 외국 기업 유치 의지를 드러냈다. 관세 갈등을 포함한 폭넓은 의제 논의가 예고된 가운데, 중국은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지아쿤(郭嘉昆, Guo Jiakun) 대변인은 전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내 외국인 투자 기업 수는 124만 개를 넘고, 누적 투자액은 3조 달러(약 4,160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상반기 신규 외자기업 설립 건수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미국 기업의 82%가 중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폐막한 제3회 중국 국제공급망박람회(체인엑스포)에서는 참가국 수가 전회 대비 20개국 증가해 75개국에 이르렀고, 미국은 참가 기업 수 기준으로 해외 국가 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궈 대변인은 “참가 기업 중 65% 이상이 포춘 500대 기업 또는 업계 선도 기업이었다”며, “이는 외자기업이 중국 경제의 전망에 대해 명확한 신뢰를 보였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미중 간 차기 무역 협상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벤슨 미국 재무장관은 다음 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 대표단과 3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관세 유예 외에도 러시아·이란산 원유 수입 문제 등 민감한 쟁점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궈 대변인은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양국 정상이 도달한 공감대를 충실히 이행하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협력의 접점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 의제나 협상 일정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가 담당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일 무역 협정 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당사국은 평등한 협의를 통해 무역 갈등을 해결하고, 건전한 국제경제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네스코 탈퇴를 공식화한 데 대해서는 “이미 세 번째 탈퇴이며, 오랜 기간 분담금을 체납해 왔다”며 “이는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교육, 과학, 문화 분야의 국제 협력을 강조하는 유네스코의 활동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 해킹 의혹과 관련해선 “해당 사례의 구체적 정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중국은 언제나 법에 따라 해킹 활동을 엄격히 규제해왔고, 사이버 보안을 이유로 중국을 공격하는 행위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이버 안보 문제는 어느 국가든 공통으로 마주한 도전이며, 상호 비방보다는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 러시아와의 3자 회담에 관한 질의엔 “중국은 이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하며, 대화와 외교적 수단을 통한 접근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관련 당사국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건설적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티베트 지역 야샤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인도와 방글라데시, 그리고 일부 NGO의 우려에 대해 궈 대변인은 “해당 사업은 중국 주권 내의 개발이며, 청정 에너지 확대와 지역 주민 복지를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태환경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있으며, 민감한 생태지대는 피하고 유역 전체의 안전을 고려한 설계가 이뤄졌다”며, “하류 국가들과도 수문 정보 공유와 재해 대응 협력을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가 오는 24일부터 중국인에 대한 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하기로 한 데 대해선 “긍정적인 조치이며, 양국 간 인적 교류 촉진을 위한 실질적 진전”이라며 “중국은 인도와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