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송종환 기자 | 중국이 티베트 지역에서 세계 최대 규모 수력발전소 건설을 본격화하자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환경과 생계 피해를 우려하며 공개 반발에 나섰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국가 주권의 범위”라며 외부 간섭을 일축했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자쿤(郭子昆, Guo Zakun)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야룽창포강(雅鲁藏布江, Yarlung Zangbo)의 수력개발은 청정에너지 확대, 현지 민생 개선, 기후 대응이라는 중국의 합법적 발전권 행사”라며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밝혔다.
얄룽창포강은 중국 티베트(시짱, 西藏) 지역에서 발원해 인도, 방글라데시를 거쳐 벵골만으로 흘러드는 총 3,000km 길이의 국제 하천이다. 중국명 야룽창포강, 인도명 브라마푸트라강으로도 불리며, 이번에 중국이 착공한 발전소는 그 하류 구간에 위치해 있다.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지난 19일 티베트 린즈(林芝, Linzhi)시에서 공식 착공식을 열고 본격화됐다. 총 1조2,000억 위안(약 232조원)을 투입해 야룽창포강 일대에 5기의 폭포식 발전소를 건설하며, 완공 시 연간 3,000억㎾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 수력댐인 싼샤댐(882억㎾h)의 세 배가 넘는다.
중국 측은 “설계부터 건설까지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준을 적용하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인근 국가들과 수문 정보 공유와 홍수 조절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해당 발전소로 인해 하류 수위와 유량 변화, 생물다양성 파괴, 수백만 주민의 농업 및 생계 기반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인도 외교 당국은 “필요 시 우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하류 발전소’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티베트 자치구 내에서 진행되는 공사다. 다만 얄룽창포강의 전체 흐름으로 볼 때, 인도와 방글라데시 쪽은 더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수력개발을 넘어 국제 하천 통제권과 생태 주권을 둘러싼 중인·중방 외교 긴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개발사업임을 강조하면서도, 하류 국가들과의 소통과 정보 공유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중국 정부는 “타국 간섭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동시에 ‘생태환경 민감지 회피’, ‘원시 생태계 최대 보존’, ‘최고 기준의 건설 관리’라는 표현을 동원해 비판 차단에 나섰다.
티베트 지역 수력개발은 중국의 서부대개발 전략과 맞물려 있으며, 전력 수출을 위한 기반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