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중국 하이난(海南, Hainan) 자유무역항이 오는 12월 18일부터 섬 전역을 아우르는 독립 세관 체제로 전환된다.
이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조치로,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개방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지게 된다.
23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면적인 세관 폐쇄 이후 하이난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의 관리 체계가 적용되며, 무관세 품목 비율은 기존 21%에서 74%로 크게 확대된다.
재정부 리아오민(廖岷) 부부장은 “세관 폐쇄 전과 비교할 때, 무관세 혜택이 적용되는 품목 수는 약 6,600개로 늘어나며, 이로써 무관세 범위가 약 53%포인트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수혜 대상도 기업뿐 아니라 기관, 비영리단체 등 하이난에 실수요가 있는 모든 조직으로 확대된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2020년 중국이 본격 추진한 개방형 경제 실험의 핵심 지역으로, 이번 전환은 그 성과를 제도적으로 확장하는 단계로 평가된다. 특히 세관 폐쇄는 단순한 관세 조정이 아니라, 섬 전역을 하나의 단일 통관 지역으로 간주하는 고강도 조치다.
하지만 관광 및 비즈니스 입출입에는 변화가 없다. 왕창린(王昌林)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세관 폐쇄 이후에도 하이난 내 입출경 절차는 기존과 동일하며, 출장이나 여행을 위한 추가 서류 제출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내륙에서 하이난으로, 또는 하이난에서 중국 본토로 이동하는 대부분의 사람과 물자는 기존 절차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단, 일부 특수 품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사 및 관리가 요구될 수 있다.
하이난은 최근 몇 년간 자유무역항으로의 전환을 위해 무관세 조치, 외자유치 확대, 디지털 무역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실험을 추진해왔다. 특히 무관세로 가공한 제품의 수출 규모는 이미 누적 100억 위안(약 1조 9천억 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하이난은 명실상부한 ‘중국의 개방 최전선’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노드로 부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