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중국 전국시대에 제작된 가장 오래된 비단문서가 79년 만에 본국으로 돌아왔다.
스미소니언 아시아미술관은 자단고(子弹库, Zidanku) 실크문서 2권과 3권을 16일 미국 워싱턴DC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중국 국가문물국에 공식 반환했다.
19일 중국중앙방송과 업계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오는 7월 중국국가박물관에서 열릴 반환 유물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전시될 예정이다.
반환된 문서에는 ‘오행령(五行令)’과 ‘공수전(攻守占)’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각각 음양오행과 군사 점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단고 실크문서는 1942년 후난(湖南, Hunan)성 창사(长沙, Changsha)의 자단고 유적에서 출토됐고, 1946년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발굴된 전국시대 비단문서 가운데 실물이 남아 있는 유일한 사례로, 2000년 이상 보존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남경대 저우쉐잉(周雪英, Zhou Xueying) 교수는 “고대 중국의 문헌 체계, 문자 발달사, 사상 흐름을 재구성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원자료”라며 “이 문서는 문자학과 사상사 모두에서 이중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자단고 실크문서는 총 3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까지 반환된 것은 제2권과 제3권이다. 제1권 '사사령(四时令)'은 여전히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환수는 양국 학계와 외교 당국의 지속적 협력 결과다. 베이징대 리링(李零) 교수는 “사해사본(Dead Sea Scrolls)이 서구 성서문화를 이해하는 핵심 사료이듯, 자단고 실크문서는 고대 중국 사유체계를 엿볼 수 있는 동아시아판 사해사본”이라고 평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 측은 이번 반환이 “상호 신뢰에 기반한 국제 문화 협력의 모범”이라고 밝히며, 반환은 단순한 소유권 이전이 아닌 “문명 간 공존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지난 1년 동안 미국 내 협력 기관과의 협의, 문서의 소장 이력 추적, 문화재 소유권 회복 정책 적용 등을 통해 이번 반환을 성사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식민지 시대나 불법적 유통을 통해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의 환수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고학적 복원과 보존 기술 측면에서도 이번 귀환은 상징적인 성과로, 중국 국가문물국은 “국내 연구소들이 최첨단 실크 보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학문적 분석과 공개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