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 CATL이 수력발전 사업에 직접 참여하며 에너지 밸류체인 확장에 나섰다. 배터리 제조를 넘어 발전·저장·공급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사업자로의 전환이 구체적인 투자로 드러났다.
30일 중국 에너지 업계와 공시에 따르면, CATL은 국가에너지그룹 산하 国电电力 계열사 및 현지 전력 개발사와 함께 쓰촨성 간쯔 장족자치주 단바현에 위치한 단바 수력발전소 개발 법인을 공동 설립했다. 지분 구조는 대두허 유역 수력개발 회사가 56.11%, 쓰촨 철능전력개발이 33.89%, CATL이 10%를 각각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설립된 대두허 단바 수력발전 개발회사는 등록자본금 36억 위안 규모로, 수력발전과 송배전, 전력설비 시공·운영을 사업 범위로 한다. 단바 수력발전소는 대두허 본류에 계획된 28개 계단식 발전소 중 아홉 번째로, 총 설비용량 115만㎾ 규모의 중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투자는 CATL이 지분을 보유한 첫 수력발전 프로젝트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이후, 발전 자산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상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국가에너지국은 지난 4월 민간 기업의 수력·에너지 중대 프로젝트 참여를 명시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으며 제도적 여건을 마련했다.
재무 구조를 보면 단바 수력발전소의 총 투자액은 약 1,527억 위안이며, 이 가운데 자본금 비율은 30%다. 이 기준으로 계산할 때 CATL의 직접 출자액은 약 45억8천만 위안 수준이다. 발전소 전력 판매 단가는 ㎾h당 0.2974위안, 연간 발전량은 471억8천만㎾h로 산정돼 자본금 내부수익률은 5.95%로 제시됐다.
수익률만 보면 고성장 산업과는 거리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장기 안정 수익과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둔 투자로 보고 있다. 수력은 초기 투자 이후 장기간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대규모 저장·조정 전원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배터리 기업과의 결합 효과가 크다.
CATL은 이미 2021년 국가에너지그룹과 ‘풍력·태양광·수력·저장’ 협력을 포함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단바 프로젝트는 해당 협약이 실제 자산 투자로 이어진 사례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수력+저장’ 결합 모델이 본격적으로 실험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회사 전략 측면에서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CATL은 최근 몇 년간 스스로를 단순 배터리 제조사가 아닌 ‘제로카본 기술 기업’으로 규정해 왔다. 2024년 연차보고서에서 ‘제로카본 솔루션’을 핵심 전략으로 명시했고, 하이난 등지에서 녹색전력 직공급과 마이크로그리드, 계통형 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수력발전 참여는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쓰촨 생산기지를 보유한 CATL 입장에서는 수력발전을 통한 녹색전력 직결이 배터리 생산 공정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직접적인 수단이 된다. 이는 2027년부터 유럽 수출 배터리에 의무화되는 ‘배터리 패스포트’ 대응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유럽연합 규정상 배터리의 전 과정 탄소 배출 정보는 필수 항목이며, 안정적이고 추적 가능한 녹색전력 확보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자체 또는 지분 참여 발전소를 통한 전력 공급은 인증·가격·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모두 유리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국가에너지그룹 역시 이번 협력에서 얻는 것이 적지 않다. 수력발전의 장주기 안정 출력과 CATL의 화학 저장 기술을 결합하면 ‘수·화학 저장 협동’ 모델을 구축할 수 있고, 이는 대두허 유역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수풍광 일체화 청정에너지 기지 구상과 맞물린다.
단바 수력발전소는 중국 ‘14차 5개년’ 재생에너지 및 현대 에너지 체계 핵심 프로젝트로, 연간 표준석탄 약 150만 톤을 대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300만 톤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제시돼 있다. 프로젝트는 11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