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이 서부 내륙을 바다로 직접 잇는 물류 길에 금융을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핵심은 “서부에서 만든 물건을 돈 걱정 없이 바다로 바로 내보내는 길”을 만드는 데 있다.
24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인민은행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교통운수부, 상무부, 금융감독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가외환관리국은 서부 내륙과 해상 항로를 잇는 국가 물류 통로에 금융 지원을 집중하는 공동 의견을 발표했다. 이번 문건에는 금융기관 협업부터 자금 조달, 결제 간소화, 디지털 금융, 대외 개방, 위험 관리까지 21개 세부 조치가 담겼다.
이 통로는 충칭, 쓰촨, 구이저우, 광시, 윈난 등 서부 지역에서 출발해 철도와 도로를 타고 남부 항만으로 내려간 뒤 동남아와 세계로 연결되는 물류 축이다. 기존처럼 동부 연안을 거치지 않고, 서부에서 곧바로 바다로 나가는 구조다. 중국은 이 길을 단순한 물류 노선이 아니라, 산업과 무역, 금융을 함께 키우는 국가 전략 축으로 설정했다.
금융 지원의 첫 단계는 은행과 금융기관의 역할 재정렬이다. 대형 은행 본점이 서부 물류 사업을 전담 관리하도록 하고, 여신 심사와 자금 배분, 성과 평가에서 이 통로 관련 사업을 우대하도록 했다. 여러 성을 넘는 대형 프로젝트에는 은행들이 함께 돈을 대는 공동 대출과 신디케이트론을 적극 활용하도록 명시했다.
해외 금융과의 연결도 강조됐다. 중국 은행의 해외 지점과 국내 지점을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묶어 결제와 대출을 처리하고, 동남아·중앙아시아·홍콩·마카오 금융기관과 협력해 무역 결제와 자금 조달을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다. 국제금융기구의 사무소와 운영 거점을 서부 지역에 유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자금 조달 방식은 인프라에 맞게 다층화됐다. 철도, 항만, 물류단지 같은 시설에는 회사채와 리츠, 프로젝트 대출을 함께 활용하고, 충칭에는 전용 투자 펀드를 만들어 통로와 산업단지 건설에 쓰도록 했다. 아시아개발은행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실크로드기금 같은 역내 자금도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물류 기업을 위한 금융은 더 실무적으로 바뀐다. 중소 물류회사도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전용 대출과 어음 할인, 필요할 때 빌리고 바로 갚는 유연한 대출 방식을 확대한다. 철도 운송 서류를 담보처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보고, 철도·도로·해상을 한 장의 운송서류로 처리하는 방식에 금융과 보험을 붙인다.
산업 분야에서는 물류 통로 주변 산업단지에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품 공급망과 산업망을 따라 매출채권, 주문서, 창고 보관 물량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보세 창고에 있는 원유 같은 자산을 활용한 금융 거래도 허용 범위를 넓힌다.
무역 결제는 빠르고 단순하게 바뀐다. 신뢰도가 높은 기업은 복잡한 서류 없이도 수출입 대금을 결제할 수 있고, 전자상거래와 시장구매무역 같은 새로운 방식도 본외화 결제에서 우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