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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0 (수)

312억 위안에 재편된 국유 부동산… 십 년 이원 체제 접는다

국유 부동산 사업, 단일 플랫폼으로 묶이는 전환점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두 중앙기업이 따로 끌고 가던 부동산 조직을 하나로 합치면서, 장기간 이어진 이원 운영 체계가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

재무 부담이 커진 부문을 떼어내고 금속·자원 본업에 역량을 다시 모으려는 움직임이 그룹 전체 구조 조정의 한 축으로 드러났다.

 

10일 중국 경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중예는 자회사 중예치업의 지분 전량과 관련 채권을 312억 3600만 위안(약 6조 원)에 우광부동산지주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로 국유기업 계열 내 부동산 사업은 십 년 가까이 이어졌던 ‘두 개 플랫폼 병행’ 체제를 끝내고, 우광 계열을 중심으로 한 단일 운영 축으로 재편된다.

중국중예는 공시에서 중예치업 매각 이유를 “사업 구조를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고, 우광 계열 입장에서는 부동산 자산과 프로젝트 풀을 한 번에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두 그룹은 이미 2015년 12월에 한 차례 큰 변곡점을 겪었다.

그때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중예그룹(중국중예 모회사)을 우광그룹에 편입하는 방안을 승인했고, 총자산 6천억 위안이 넘는 대형 그룹이 새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부동산 사업만큼은 중예치업과 우광부동산지주가 각자 따로 움직이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한 그룹 안에서 두 개 부동산 플랫폼이 나란히 존재하는 상황이 십 년 동안 이어졌다.

 

이 기간 두 회사의 행보는 뚜렷하게 갈라졌다.

우광부동산지주는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주거 단지 개발과 상업시설 운영을 결합하는 전략을 이어가며, 중간 규모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궤적을 그렸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중반 기준 우광부동산지주의 자산 총액은 393억 7200만 홍콩달러(약 7조 1천억 원) 수준이다.

 

중예치업은 한때 공격적인 토지 매입으로 시장의 시선을 모았다.

난징 샤관 빈장 구역의 과거 전국 최고 수준 토지 매입 사례를 비롯해 톈진, 광저우, 주하이 등에서 단위 면적당 가격이 최고 수준에 오른 필지를 잇따라 확보하면서, 현지 토지 시장에서 이른바 ‘땅 왕을 쓸어 담는’ 회사로 불렸다.

2017년 4월 26일에는 항저우 진슈궁관 부지 입찰에서 70%에 달하는 높은 웃돈을 얹어 필지를 가져왔고, 이 같은 고가 매입이 이어지며 사업 외형은 커졌지만 재무 부담도 함께 쌓였다.

 

재무 수치를 보면 중예치업의 어려움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드러나고 있었다.

2024년 말 기준 중예치업의 순이익은 약 48억 5600만 위안(약 9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고, 2025년 들어서는 7월까지 누적 손실이 약 254억 3800만 위안(약 4조 8천억 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같은 시점 기준 중예치업이 중국중예에 지고 있던 채무는 총 461억 6400만 위안(약 8조 8천억 원)에 이르렀는데, 이 안에는 회사 간 대출과 이자 등이 약 443억 8800만 위안(약 8조 4천억 원), 미지급 배당금이 약 17억 7600만 위안(약 3천3백억 원) 포함돼 있었다.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언젠가는 두 부동산 플랫폼을 한데 묶을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특히 10월 23일 우광부동산지주가 홍콩 증시에서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뒤에는, 향후 비상장 상태에서 계열 내 자산을 통합하는 수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부동산·자본시장 안팎에서 빠르게 퍼져갔다.

12월 8일 밤 중국중예가 중예치업 지분과 채권의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돌던 이야기는 구체적인 거래 조건과 함께 현실이 됐다.

 

우광 계열 부동산 사업의 외형은 이번 거래로 크게 커진다.

2025년 9월 말 기준 우광부동산지주의 자산 총액은 약 425억 7800만 위안(약 8조 1천억 원), 7월 말 기준 중예치업 자산 총액은 약 570억 6400만 위안(약 10조 8천억 원) 수준이다.

두 회사를 합칠 경우 부동산 자산 규모는 천억 위안에 근접하게 되며, 향후 도시 개발과 주거·상업 복합 사업을 운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풀과 토지 자원이 크게 늘어난다.

 

다만 수치상 확대와 별개로, 우광부동산지주가 떠안게 될 채무와 손실 조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2025년 7월 31일 기준 중예치업의 순부채는 162억 7600만 위안(약 3조 90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고, 여기에 앞서 언급한 중국중예에 대한 각종 채무까지 고려하면 재무 구조를 다듬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

이번 거래에서는 중예치업의 비영업성 채권·채무를 거래 완료 전에 정리하도록 조건을 달았지만, 핵심 표적 채권은 우광부동산지주로 넘어가게 돼 자본 구조 관리와 현금 흐름 운용에 대한 부담은 일정 부분 남게 된다.

 

부동산과 자본시장 전문가 바이원시는 이번 거래를 두고 “재무 체력이 상대적으로 나은 플랫폼이 손실과 부담이 큰 플랫폼을 흡수하는 방식의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처럼 두 플랫폼이 병행해 사업을 전개할 경우, 분양 재고 정리와 부채 감소, 현금흐름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둘 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구조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먼저 자산을 줄이고, 조직을 간소화하고, 자금을 한데 모으는 순서로 정비에 나서야 하며, 매출 규모보다 투입 자본이 실제 얼마만큼 이익을 만들어 내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가 제시한 단계별 정리는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수익성이 낮거나 위험이 큰 프로젝트, 장기간 쌓인 재고 자산, 장부 밖에 쌓여 있던 각종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자산을 다이어트하고, 이어서 의사결정 단계를 단순화해 프로젝트 운영 속도를 높이며, 마지막으로 자금 운용을 한 곳으로 모아 토지 매입과 건설, 마케팅에 투입되는 돈의 흐름을 정돈하는 방식이다.

거래 조건에 “중예치업이 인수 전 비영업성 채무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도, 이런 흐름 속에서 보면 사업과 직접 관계가 없는 부담을 덜어낸 뒤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정책 연구자 리위자는 우광부동산지주가 상장폐지를 추진한 것에 대해 “이제 그룹 안에는 부동산을 대표하는 상장 플랫폼이 사라진 셈이지만, 동시에 단기 실적을 의식해 사업 판단을 해야 하는 압력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우광 계열 부동산 사업이 그룹의 광물·금속·무역 등 주력 사업과 연계해 도시 인프라, 산업단지, 종합 개발 프로젝트 등에서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보면서, 상장회사로서의 분기별 지표보다 장기적인 사업 구조 조정과 역할 분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도시 발전 연구자 위안수아이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국유·중앙기업 계열 부동산 플랫폼 수가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정책 방향이 이미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것”에 맞춰져 있는 만큼, 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부동산 부문은 통합과 자산 매각, 공동 개발 등 여러 방식을 통해 정리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는 환경에서, 재무와 자원을 가진 대형 국유기업이 중소 플랫폼을 인수해 도시 개발 권역과 프로젝트 수를 한 번에 확대하는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부동산 사업을 둘러싼 이런 조정은 부실 자산 정리와 재무 구조 개선, 자원 통합이라는 과제가 겹쳐 있는 국유기업 전반의 구조 재편 흐름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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