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중국 주요 IT기업들이 인공지능 기반 개인 단말 시장 확대에 나서며, AI PC의 대중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노버와 화웨이가 각각 AI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PC 제품을 선보였으며, 운영체제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도 AI 비서를 연동하며 사용자 경험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레노버는 ‘톈시(天禧)’ 개인 슈퍼 인텔리전스를 중심으로, 이를 탑재한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연속적으로 발표했다.
화웨이는 자체 운영체제인 훙멍(鸿蒙, HarmonyOS)을 적용한 첫 PC 제품에서 AI 비서 ‘샤오이(小艺)’를 기본 탑재했다.
이러한 흐름은 2023년 이후 지속된 AI PC 시장 투자 확장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분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급망의 불안정과 제품 원가 부담이 시장 확장의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레노버 측은 현재의 AI PC 개념이 국내외에서 상이하게 해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는 표준화 경로와 달리, 중국 내 AI PC 생태계는 분절된 기술 방식이 혼재돼 있어 소비자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노버 소비자 PC 사업부 리웨이창(李伟昌) 총경리는 “일부 업체들이 단순히 NPU(신경망처리장치) 칩이 탑재된 것을 AI PC로 포장하지만, 실사용에서는 뚜렷한 AI 체감이 없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또, “7B 규모의 대형 모델을 구동하려면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하지만, 현재 주력 제품이 대부분 16GB에 그쳐 성능 저하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대중화를 위한 기술 최적화가 필요한 단계임을 강조했다.
특히, 현재 사용되는 고성능 AI 칩 가격이 높고, 대량 양산을 위한 생산비용 절감이 아직 미흡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다만, 기술 진화와 메모리 가격 하락이 맞물릴 경우, 32GB 이상 메모리의 보편화와 함께 AI 모델 경량화 기술인 ‘모델 디스틸레이션’의 진전이 시장을 빠르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AI PC는 아직 초기 도입기에 머물고 있으나 성장 속도는 빠르다.
최근 NPU 성능이 40 TOPS 이상으로 향상되며, 복잡한 연산을 단시간에 수행할 수 있게 되자 고급 사용자층의 수요도 늘고 있다.
레노버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고가 모델 기준 AI 기능 활성화 비율이 20~30%에 달하며, 특정 모델은 그 이상을 기록 중이다. 대학생 대상 AIGC 창작 대회나 특별 할인 정책 등을 통해 젊은 층 유입도 유도하고 있다.
레노버 CEO 양위안칭(杨元庆)은 매주 중국 내 AI PC 주간 활성화 지표를 직접 확인하고 있으며, 수치 하락 시 즉시 원인 분석을 지시한다고 알려졌다.
최근 AI 기술의 하드웨어 통합 방향도 다변화되고 있다. PC 외에도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확장되며, 이른바 ‘원생(原生) 스마트 에이전트’ 디바이스 개발이 논의되고 있다.
화웨이의 샤오이 비서가 화웨이 PC에 본격 탑재되고, IBM이 스마트 에이전트를 몇 분 내에 구성할 수 있는 도구를 내놓는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통합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리웨이창 총경리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들이 하나의 기기 안에서 협력하는 구조가 향후 일반화될 수 있다”며,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 기반 환경에서 벗어나, 에이전트 호출 중심의 생태계가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장기적으로는 앱 생태계 중심의 모바일 인터넷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Canalys)는 2024년 중국 본토의 AI PC 출하량이 전체 PC 시장의 15%에 해당하는 580만 대에 달했으며, 2025년에는 이 비중이 34%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칩셋 가격 하락과 생산 최적화가 맞물리면, 2~3년 내 전체 산업 생태계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으로는 교육, 교통,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AI PC 활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됐다.
한편, AI의 클라우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 보안 및 비용 문제를 피하기 위한 로컬 디바이스 중심의 구조로의 전환 역시 시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기술의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중국 기술 기업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산업 전반에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