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관리자 기자 | 중국의 기술 혁신 전략은 더 이상 개별 도시의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 주삼각 국가자주혁신시범구를 축으로 도시 간 역할을 분화하고, 연구·산업·자본을 하나의 구조로 엮는 방식이 전면에 놓였다.
1일 KIC중국에 따르면, 주삼각 국가자주혁신시범구는 광저우·선전·포산·둥관 등 핵심 도시를 하나의 혁신 단위로 묶어 운영하는 국가급 실험 구역이다. 단일 산업 단지나 개발 구역이 아니라,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의 전 과정을 권역 단위에서 설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선전은 여전히 기술 기업과 자본의 집적지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광저우는 기초 연구와 대학·연구기관 중심의 과학기술 축으로 기능하며, 포산과 둥관은 제조와 응용 단계의 거점으로 배치된다. 각 도시가 같은 역할을 반복하기보다 기능을 나누는 구조다.
이 구도에서 중요한 변화는 연구 성과의 이동 속도다. 과거에는 연구 결과가 논문과 시제품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범구 체계 안에서는 기술이 곧바로 인근 제조 도시로 이전된다. 실험실과 공장이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면서, 개발과 생산 사이의 간극이 좁아졌다.
산업 분야도 분명히 설정돼 있다. 반도체, 신에너지, 첨단 장비, 바이오의약, 인공지능이 핵심 축으로 묶이며, 도시별로 중점 영역이 나뉜다. 경쟁보다는 보완을 전제로 한 배치다.
제도 설계 역시 기존 개발 구역과 다르다. 연구개발 인력 이동, 데이터 활용, 기술 이전 계약에서 규제 완화가 적용되며, 일부 영역에서는 시범적 제도 운영이 허용된다. 기술 혁신의 속도를 행정이 따라잡도록 구조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명확해졌다. 연구는 광저우와 선전에서, 시험 생산과 양산은 포산과 둥관에서 진행하는 식의 분업이 가능해졌다. 비용 구조와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배치가 가능해진 셈이다.
주삼각 국가자주혁신시범구는 특정 산업을 키우는 정책 구역이라기보다, 중국식 혁신 모델을 시험하는 공간에 가깝다. 도시 경쟁을 줄이고 권역 단위의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이 안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