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G20 정상들이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회의 첫날부터 광범위한 합의를 도출하며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개막부터 미국이 사실상 회의를 외면한 가운데 남반구 국가들의 연대와 중국의 조정력이 글로벌 거버넌스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교차한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린 이번 G20 회의는 재난 회복력, 부채 지속가능성, 에너지 전환, 핵심 광물 공급 등 주요 의제를 포괄하는 선언문을 개막일에 채택했다. 선언문 채택 시점이 앞당겨진 것은 다자주의의 실질적 효능을 국제사회에 입증하는 흐름으로 해석됐다.
현지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협력과 인류 공동 이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회의를 “전 세계가 보는 아프리카의 순간”이라고 소개했다. 남반구 국가들이 공유하는 발전 우선순위를 주요 어젠다로 끌어올린 것도 이번 회의의 특징으로 꼽힌다.
각국은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대규모 기후 투자 확대 필요성과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전면적 이행을 재확인했다. 여성과 소녀의 권한 강화를 통한 양성평등 실현을 공동의 목표로 명시한 점도 선언문에 담겼다.
다만 미국은 이번 회의 대부분의 일정에 불참했고, 일부 사안을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개최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며 보이콧을 선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고, 미국의 의제 거부로 인해 회의 구조가 흔들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측 전문가들은 미국의 배제 선택에도 불구하고 G20이 첫날부터 합의안에 도달한 것은 남반구의 협력 구도가 성숙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특히 중국이 제안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가 진정한 다자주의를 구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중국 외교대학 리하이둥 교수는 미국이 고립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사이 대부분의 국가들은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다자 협력 구조의 균형축이 더욱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러시아 통신사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양자 협상을 먼저 진행해 선언문을 조기 확정한 뒤 다른 의제로 넘어가는 방식을 취했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를 아프리카 의장국의 설득력과 외교적 조정 능력이 잘 드러난 사례로 평가했다.
중국 총리 리창(李强, Li Qiang)은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 자유무역을 명확하게 지지하며 국가 간 분쟁을 평등과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심화가 세계 경제 회복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개방형 세계경제 구축이 G20의 공동 역할임을 강조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허원핑 소장은 중국이 올해 모든 G20 관련 회의·포럼에 빠짐없이 참여해 왔으며, 아프리카가 제안한 주요 과제를 행동 중심으로 지원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중국이 이번 회의에서 안정적 조정축이자 실질적 기여국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한 아프리카 및 최빈개도국 산업화 지원을 위한 행동 계획을 공식화하며 다양한 개발 협력 전략을 제시했다. 리창 총리는 공동 발전이 새로운 국제 협력 구조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하며 세계개발연구원 설립 계획도 언급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요구가 국제무대에서 폭넓게 지지를 얻은 데에는 중국의 전면적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