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상하이(上海)는 연휴 기간 또 한 번 아시아 e스포츠의 중심임을 증명했다.
5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1일부터 3일까지 상하이 기시쇼장(纪希秀场)에서 열린 DOTA2 오프라인 토너먼트에 3000명이 넘는 장쑤(江苏)·저장(浙江)·상하이(上海) 지역 팬들이 모였고, 온라인 관전자는 수십만 명에 달했다.
이번 대회는 영웅 아시아 챔피언십(英雄亚冠联赛, ACL)의 일부로, 결승전은 16일부터 상하이 푸파둥팡티위중신(浦发东方体育中心), 징안티위중신(静安体育中心), 궈자후이잔중신(国家会展中心)에서 진행된다.
상하이는 단지 많은 대회를 유치하는 도시가 아니다. 이제는 인프라, 산업 규모, 글로벌 조직력 모두에서 아시아 타 도시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ACL은 총 9개 종목으로 구성됐고, CS2와 DOTA2는 전국 32개 도시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 해외 팀과 결승에서 맞붙는 구조다.
호주(澳大利亚), 몽골(蒙古) 등 외국 강호들도 출전했고, 왕신양(王忻暘) ACL CEO는 “동남아(东南亚) 팀보다는 몽골, 호주 팀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DOTA2는 뛰어난 선수들이 대부분 중국(中国)에 집중돼 있고, 리그오브레전드(英雄联盟)는 여전히 중국과 한국(韩国) 양강 구도다.
삼각주(三角洲), 발로란트(无畏契约)는 중·일·한·태국(泰国) 4개국이 경쟁하는 주요 종목이다.
왕신양은 “이 정도 규모의 대회는 아시아 어느 도시도 소화 못 한다”며 “서울(首尔)엔 만 명 이상 수용 경기장 두 개와 5000석 경기장 여러 곳을 동시에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은 중국 e스포츠의 교과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다.
펑샤오(冯骁) 텅징스포츠(腾竞体育) 부총재는 “10여 년 전엔 모두가 한국을 따라 했지만 지금은 리그 운영, 상업화, 팬 영향력에서 중국이 앞선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은 여전히 청소년 조기 육성, 사회 전반의 e스포츠 수용도에서 앞선다.
중국은 미성년자 보호정책으로 청소년 훈련에 제약이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와 흐름의 주도권은 이미 상하이가 쥐고 있다.
상하이에선 텅징스포츠의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 리그가 연간 400일가량 운영되고, ACL 외에도 대형 국제 초청전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도쿄(东京)는 젊은 층이 몰리는 도시지만, 콘솔 위주의 게임 생태계 탓에 e스포츠 인프라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일본은 닌텐도(任天堂), 소니(索尼) 같은 글로벌 게임 제조사가 있지만, 프로게이머 기반은 약하다.
왕신양은 “도쿄는 10년 전 중국을 보는 듯하다”며 “상하이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沙特阿拉伯)는 2030년까지 e스포츠 허브가 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지난해 첫 e스포츠 월드컵(电竞世界杯)을 리야드(利雅得)에서 개최했다.
20여 개 종목, 1500명 이상 선수가 참가했고 총상금은 6000만 달러였다.
올해는 7000만 달러까지 상금이 증가했다.
하지만 기후, 생활 문화, 종교 문제 등으로 외국인 선수가 장기 체류하긴 어렵다.
왕신양은 “사우디는 수익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은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전체의 공통 고민이다.
폴란드(波兰)의 카토비체(卡托维兹)도 매년 IEM을 개최해왔지만, 현지 정부가 무료 경기장 지원을 중단하면서 개최가 불확실해졌다.
중국의 e스포츠 대표 상장사 스타플레이(星竞威武)는 2024년 나스닥(纳斯达克)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1억 달러로 줄었고, 상반기 3930만 달러의 매출에도 47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ACL의 전체 투입비는 2억 위안에 달한다.
선수 교통, 장비, 경기장 설치 등 막대한 예산이 들었지만, 주최 측은 “첫해는 수익보다 시청자 만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ACL은 후야(虎牙), 더우위(斗鱼), 비리비리(B站), 콰이서우(快手) 등 중국 주요 플랫폼에 송출됐고, 대부분 협력은 저작권료가 아닌 자원 교환 방식이었다.
스폰서는 진장그룹(锦江集团), 동펑특음(东鹏特饮), 슈앙페이옌(双飞燕) 등 중국 브랜드가 참여했다.
왕신양은 “3년은 적자를 감수할 각오를 했다”며 “첫해 가장 중요한 건 시청자 반응과 브랜드 구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