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 주요 대학들이 반도체 분야에서 연이어 세계적 성과를 내며 ‘학계발(發) 기술굴기’의 새 장을 열고 있다.
10월 들어 칭화대, 베이징대, 상하이자오퉁대, 푸단대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등에 잇따라 논문을 게재하며, 중국식 기술 자립의 저력을 과시했다.
20일 과학기술일보 보도에 따르면, 칭화대 전자공학과 팡루(方璐, Fang Lu)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아옹스트롱(Å)’ 수준의 분해능을 가진 초고정밀 스냅샷 분광 이미징 칩 ‘위헝(玉衡, Yuheng)’을 개발했다.
베이징대 쑨중(孙仲, Sun Zhong) 연구원팀은 저항 변형 메모리 기반의 아날로그 매트릭스 연산칩을 설계해, 디지털 수준의 정밀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상하이자오퉁대 연구진은 나노광 신호를 칩 내에서 효율적으로 분리·전송하는 기술을 확립했고, 푸단대는 세계 첫 ‘2차원-실리콘 혼합 구조 플래시 칩’을 개발해 초고속 비휘발성 저장장치 시대를 열었다.
지난 10년간 중국 대학의 과학기술 연구비는 1,000억 위안(약 18조 원) 이하에서 3,000억 위안(약 54조 원) 이상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국가통계국은 2024년 대학 연구비가 사회 전체 연구비의 8.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는 인공지능(AI), 6세대(6G) 통신 등 차세대 기술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중국의 ‘자립형 반도체’는 이제 추격 단계를 넘어 세계 선도권으로 도약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 이후 중국은 반도체 핵심 기술을 전략산업으로 격상시키며, 연구개발과 산업화의 전 과정을 국내에서 완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심천(深圳, Shenzhen)에서 열린 ‘2025 만만대만(湾芯展, Bay Area Semiconductor Expo)’에서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90GHz급 초고속 오실로스코프 등 국산 첨단 제품이 잇따라 공개돼 관람객의 큰 주목을 받았다.
A주 시장에서도 ‘칩 열풍’은 지속되고 있다.
10월 17일 기준 반도체 관련 112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35%를 넘었으며, 핵심 종목인 성커퉁신(盛科通信, Shengke Tongxin), 룽쉰(龙迅股份, Longxun Gufen), 성방(圣邦股份, Shengbang Gufen) 등이 자금 유입 상위를 차지했다.
그중 중싱퉁쉰(中兴通讯, Zhongxing Tongxun), 톈더위(天德钰, Tiandeyu), 하오웨이(豪威集团, Haowei Jituan), 창뎬커지(长电科技, Changdian Keji)는 낮은 밸류에이션(50배 이하 P/E)에도 불구하고 성장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