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의 대표적 소비 성수기인 중추절을 맞았지만, 올해 백주 시장은 기대와 달리 활기를 띠지 못했다. 평소라면 한 달 전부터 시작되던 수요 증가가 이번에는 절전 2주 전에서야 움직임을 보였고, 기간도 짧아졌다.
29일 란징신원에 따르면, 유명 백주의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재래식 도매 시장은 손님이 급감했다.
허난성 정저우의 바이룽 도매 시장은 변화의 상징처럼 보였다. 과거 9월이면 고급 백주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마오타이와 우량예 등 주요 브랜드까지 가격이 꺾였다. 마오타이의 경우 한때 1,830위안(약 34만 원)에서 1,800위안(약 33만 5천 원)으로 내려앉았고, 중급 브랜드 지앤난춘 역시 입지가 약화됐다. 분석가들은 성수기 반등에 실패하면 절후 더 큰 하락 압력이 온다고 경고한다.
현장의 도매상들은 “예전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브랜드는 상반기 과잉 출고로 재고가 쌓였고, 절전 8~9월 재고 투매가 작년보다 40% 가까이 늘어나 가격 혼란을 가중시켰다. 소비자들은 가격 변화를 기다리며 구매를 미루고, 도매상들은 보조금 정책에도 선뜻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도전은 유통 구조 변화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보조금 경쟁과 주류 기업들의 직영 확대가 전통 도매를 위협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제조사들은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공급을 늘려 마진을 줄였다. 미투안 등 플랫폼은 전진 창고 실험까지 하며, 즉시 배송 체계로 도매시장을 우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업계는 최소 2년 이상의 조정기를 예상한다. 주요 주류 기업들은 저도수 신제품이나 다양한 소용량 포장으로 소비자층을 넓히려 하고 있으나, 당장의 하락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재고 압박을 줄이고 합리적 유통 구조를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중추절 성수기조차 무뎌진 올해 백주 시장은 거품을 털고 구조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소비 위축과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전통적 성장 방정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