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영국에서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던 60대 남성이 변비 증세로 병원을 찾은 뒤 2주 만에 혈액암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8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북서부에 거주하던 로니 해스턴(68)은 심한 변비와 함께 근육이 약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했다. 병원 측은 단순 소화 장애로 진단하고 완하제만 처방했다. 혈액검사는 2주 뒤에야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기다리는 사이 해스턴의 상태는 급속히 악화됐다. 결국 그는 응급실로 이송됐고, 검사 결과 신장 기능은 14%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으며, 혈액 내 칼슘 수치도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후 의료진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했지만, 해스턴은 두 번째 항암 치료 중 폐렴이 악화되면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숨졌다. 평소 지병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족은 “혈액검사를 제때 받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며 진료 시스템의 지연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다발성 골수종은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이 질환은 골수를 침범해 뼈를 파괴하고, 조혈 기능과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와 갈비뼈 등의 통증, 골절, 변비나 근육 약화, 피로 등을 동반하는 고칼슘혈증, 신장 손상, 빈혈, 코피, 멍 등이다. 폐렴이나 요로감염과 같은 감염 질환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다발성 골수종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사선, 중금속, 농약 등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건강검진에서 혈청 글로불린 수치가 높게 나올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며,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51.3%였다.
멍, 빈혈, 감염과 같은 비전형적 증상과 함께, 특히 근육 약화가 동반된 변비가 발생할 경우 혈액 질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조기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료계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