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 경제가 무역전쟁 재발과 내수 침체 속에서도 상반기 5.3% 성장률을 달성했다.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로, 중국 정부의 고품질 발전 기조가 대외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66조536억위안(약 1경2천73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5.4%, 2분기 5.2%를 기록했으며, 특히 2분기 수치는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5.1%)를 소폭 상회했다.
중국은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5% 안팎’의 성장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상반기 수치는 해당 목표 달성에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재개한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정책 대응 능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소비와 제조, 신기술 산업이 성장률을 견인한 가운데, 상반기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5.0% 증가하며 1분기(4.6%)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6월 기준으로는 소매판매가 4.8%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5.4%)에는 못 미쳤다.
공업생산은 상반기 전체적으로 6.4% 증가했고, 6월만 따로 보면 6.8%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5.7%)를 상회했다.
특히 3D프린터(43.1%), 신에너지차(36.2%), 공업용 로봇(35.6%) 등의 생산이 공업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고정자산투자는 상반기 2.8% 증가에 그쳤고, 부동산 개발 투자는 11.2% 감소해 1분기(-9.9%)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반기 평균 0.1%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졌고, 6월 CPI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상반기 평균 5.2%로 1분기(5.3%)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고용 안정에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발표에서 "외부 불확실성과 내부 유효수요 부족이 병존하고 있다"며 "경제 회복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경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고, 고품질 발전의 확실성으로 국제 경제·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반기 성장률이 목표치를 웃돌았다고 해서 낙관만 하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핀포인트에셋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2분기 성장은 미국 관세 인상 전 수출물량을 앞당긴 전략적 효과도 반영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상반기 내 목표를 초과 달성함으로써 하반기 일정 수준의 경기 둔화를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황쯔춘 이코노미스트는 "GDP 수치가 실제 성장 동력을 다소 과장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출 둔화와 재정지원 효과의 소멸로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다시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반기 동안 각종 대외 리스크 속에서도 목표 성장률을 초과 달성한 사실은 중국 정부의 거시 조정 능력과 내수 진작 전략이 일정 효과를 거뒀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은 하반기에도 산업고도화와 기술혁신, 소비 촉진에 무게를 둔 경제 전략을 통해 흔들림 없이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제 성장의 질적 전환, 특히 신에너지차, 스마트 제조, 디지털 무역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 산업의 부상은 향후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경기의 부담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중국은 흔들림 없는 정책 추진으로 장기적 경제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경제 성장을 수치로만 해석하기보다, 기술·산업 구조의 전환 속도와 질적 내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산업 육성과 소비 진작, 내수 확대 전략을 한층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내수 중심의 회복력을 강화하면서,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도 대외 개방과 고도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경제가 상반기 성적표를 통해 다시 한 번 ‘단기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입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유연하면서도 전략적인 대응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