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은 중국이 대규모 인공지능 학습데이터와 통합 산업 표준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상하이에서 열린 체화지능 개발자대회를 통해 AI 거대모델과 표준 체계 확산 계획이 동시에 발표됐다.
30일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국가·지방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는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장장 체화지능(embodied intelligence) 개발자대회에서 저장(浙江, Zhejiang), 안후이(安徽, Anhui), 산둥(山东, Shandong), 광둥(广东, Guangdong), 후베이(湖北, Hubei) 등 5개 성과 함께 휴머노이드 산업 표준 상호인정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지역 간 휴머노이드 로봇 표준을 공동으로 설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혁신센터는 이를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첫 통일형 기준 정립”이라고 소개하며, 데이터 수집과 훈련장 구축, 스마트 등급 산정, 핵심 부품 개발 등에 활용할 실질적 지침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센터는 중국의 AI기업 쿠파쓰(Coopers AI), 로봇제조사 애지봇(Agibot), 데이터업체 푸리예(Puruiye) 등과 손잡고 '체화지능 데이터 연맹'도 결성했다. 의료, 교통, 서비스 등 실생활 환경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 수집해 체화지능 기술의 활용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장레이 수석과학자는 이날 회의에서 “올해 말이면 조작 정확도가 약 70~80%에 도달해 챗GPT-3 수준을 충족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데이터가 수천만 개가 아니라 페타바이트(PB)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기계학습에서 벗어나 신체를 가진 AI가 물리 세계에서 인간처럼 학습하고 반응하는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제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센터는 올해 1월 중국 최초로 이기종 로봇 훈련장을 개설했다. 이 훈련장에선 실제 환경에서 수집된 500만 개의 고품질 데이터 묶음이 생성될 예정이며, 전국적으로는 기업과 지방혁신센터 협력을 통해 총 2천500만 건의 학습용 데이터가 생산될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 최초의 생성형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용 거대언어모델 ‘룽웨(MindLoongGPT)’도 공개됐다. 상하이 푸단대학과 혁신센터가 공동 개발한 이 모델은 기존 언어모델과 달리 로봇의 움직임 학습을 위한 고차원 데이터를 자체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대회와 병행해 열린 국제 휴머노이드 로봇 기능대회는 총 5개 종목으로 구성됐으며, 총 60여 개 팀이 참가했다. 참가팀은 상하이 캐플러K2, 베이징이공대학, 칭화대학 등 중국 주요 연구기관 및 로봇 연구팀으로 구성되었고, 각 팀은 28개의 고난도 시나리오에 따라 자율 조작, 문제 해결, 다관절 운동 등을 평가받게 된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로봇 기술 시연을 넘어, 중국이 체화지능 중심의 휴머노이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책, 산업, 학술, 플랫폼을 총동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표준화를 앞세운 범정부적 접근은 향후 국제 기술 규범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수순으로도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