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완석 기자 | 한중 콘텐츠 산업 교류가 중국 현지 비즈니스 무대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항저우에서 열린 국제 애니메이션 콘퍼런스에서 한국 기업들이 현지 바이어와 수백 건의 상담을 진행하며 총 6천90만 달러(약 835억 원)의 수출 상담 성과를 기록했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이 성과는 28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중국 국제애니메이션 비즈니스 콘퍼런스(iABC)’를 통해 이뤄졌다.
iABC는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애니메이션 축제인 ‘중국 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CICAF)’과 연계된 글로벌 산업 행사다. 매년 전 세계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이 모이는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은 공동관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이번 행사에는 ‘삼십팔도씨’, ‘캐리소프트’, ‘스튜디오애니멀’, ‘에이컴즈’, ‘핑고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25개 한국 애니메이션 기업이 참가해 총 257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중국 현지뿐 아니라 아시아 및 유럽권 바이어들과도 이뤄졌으며, 실계약 가능성이 높은 건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 가운데 삼십팔도씨는 중국 애니메이션 전문 기업인 카와이 엔터테인먼트(Kawaii Entertainment)와 애니메이션 ‘정어리다(Jeong-eorida)’의 공동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현장에서 체결했다. 해당 작품은 한국적 스토리와 정서를 담은 기획물로, 중국 시장과의 문화적 접점을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번 상담과 협약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 기업들의 기획력과 제작 역량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며 “특히 공동 제작 방식은 향후 중국 내 유통과 플랫폼 접근에서 실질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콘진원은 이 같은 해외 시장 확대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오는 6월 프랑스 안시에서 열리는 국제 애니메이션 마켓(MIFA), 10월 프랑스 칸의 밉주니어(MIPJunior) 및 밉컴(MIPCOM), 12월 싱가포르의 아시아 TV 포럼(ATF) 등에서도 한국공동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상담을 진행한 캐리소프트는 교육용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대한 바이어들의 관심을 확인했고, 핑고엔터테인먼트는 캐릭터 IP 기반의 라이선스 계약 가능성을 높였다. 스튜디오애니멀은 새 기획작의 제작 투자와 공동 배급을 타진하며 영상 클립을 활용한 쇼케이스로 주목을 받았다.
CICAF 본 행사와 연계된 일반 관객 대상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며, 한국 기업들은 iABC 참가 외에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현장 마케팅을 병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창작 기반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콘텐츠 산업은 국가 간 문화 이해를 높이는 중요한 연결 고리”라고 설명했다.
항저우 현장에서 수출 상담, 제작 협약, 브랜드 홍보까지 이뤄낸 한국 애니메이션 기업들의 활약은, 향후 한중 콘텐츠 산업 협력의 또 다른 기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