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조익철 기자 | 홍콩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 허가하는 첫 면허를 공개하며 디지털 금융 질서의 구조 변화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제한된 사업자만 선별하는 고강도 규제를 통해 자본 유입과 금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설계가 구체화됐다.
10일 홍콩 금융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첫 스테이블코인 발행 면허가 발표되며 승인된 사업자들은 이후 별도 브리핑을 통해 사업 구조와 운영 계획을 공개한다. 당국은 3월 중순까지 접수된 신청에 대한 실질 심사를 마친 뒤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공시 단계에 돌입했으며, 총 36건의 신청 가운데 2~3곳만 선별하는 방식을 확정했다.
이번 면허는 단순한 가상자산 허가를 넘어 결제·유통 구조까지 포함하는 금융 인프라 재편의 성격을 갖는다. 발행사는 반드시 충분한 준비금을 확보해야 하며, 자산 보관 방식과 환매 구조, 유동성 관리 체계까지 세밀하게 검증을 받는다. 동시에 자금세탁 방지와 고객확인 절차도 기존 금융기관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 조건이 부과됐다.
홍콩 당국이 초기 발급 수를 극도로 제한한 것은 시장 신뢰를 우선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허용보다 소수 정예 사업자를 통해 안정적 운영 사례를 먼저 구축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가상자산 시장에서 반복됐던 변동성과 신뢰 문제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은행과 대형 핀테크 기업 간 역할 분담 구조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준비금 관리,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핀테크 기업은 실제 결제 단말기와 플랫폼을 통해 유통망을 구축하는 형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히 오프라인 상점과 연동되는 POS 기반 결제망 확보 여부가 사업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지목됐다.
또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결합한 결제 생태계 구축도 주요 관심사로 부각됐다. 온라인 쇼핑, 크로스보더 결제, 디지털 콘텐츠 거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실질 결제 수단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기존 카드·계좌 중심 결제 구조와 경쟁하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홍콩은 이미 가상자산 거래소 허가제와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를 구축해온 가운데, 이번 스테이블코인 면허를 통해 결제 영역까지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역할을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조치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국제 결제 구조를 홍콩에서 흡수하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자금과 Web3 기업을 유치하고, 아시아 지역의 디지털 금융 중심지로 자리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