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실험과 시연의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양산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계 구조를 떠받치는 소재 선택이 성능과 원가를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속 중심의 기존 구조를 대체할 대안으로 고성능 열가소성 수지 PEEK가 부상하며, 로봇의 경량화·동작 속도·내구성을 한 번에 끌어올리는 전략 소재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29일 KIC중국에 따르면, PEEK는 강성과 인성을 동시에 확보한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반복 하중과 고속 동작이 요구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뼈대와 관절 구조에 적합한 특성을 갖고 있다.
PEEK는 강도 대비 무게 비율이 철강의 약 21배, 알루미늄 합금의 약 8배에 달해 로봇 경량화에 유리하다. 여기에 고온에서도 유지되는 내마모성과 자기윤활 특성은 관절·구동부 마찰 손실을 줄이고 장시간 반복 동작에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내열성과 난연성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적용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PEEK는 고온 환경에서도 치수 안정성이 유지되며, 최고 등급의 난연 성능을 확보할 수 있어 고출력 모터와 전자부품이 밀집된 로봇 구조에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제 글로벌 로봇 기업들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에 PEEK 등 경량 고성능 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동작 속도를 개선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KIC 자료는 2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구조 소재 변경만으로도 무게가 약 10kg 감소하고, 동작 속도가 약 30% 향상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보유량이 100만 대 수준에 도달할 경우 PEEK 추가 수요는 약 1만2천 톤, 시장 규모는 40억 위안(약 7천6백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보급 대수가 1천만 대로 확대될 경우 시장 규모는 400억 위안(약 7조6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PEEK 시장은 소수 해외 기업이 주도해왔으나, 최근 중국 기업들이 생산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산업 구도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부터 2027년까지 글로벌 PEEK 생산능력은 연평균 약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같은 기간 중국의 생산능력은 0.3만 톤에서 1.1만 톤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글로벌 생산 비중은 약 20%에서 50% 안팎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외에도 신에너지차, 5G 통신, 산업 자동화, 항공우주, 의료기기 등 고난도 산업에서 PEEK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PEEK의 성장 동력이 단일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복수의 첨단 산업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KIC는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 확대가 PEEK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촉진하며, 소규모 전문 소재 시장에서 대형 산업군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김종문 센터장)은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관촌에 설립된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비영리기관이다.
한국 창업기업과 혁신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중국 진출의 정확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플랫폼 역할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