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이 세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를 도입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관련 기업 주가는 급등했고, 대형 플랫폼 기업의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29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오는 8월 1일부터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이 공식 시행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증시에 상장된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화싱자본은 장중 한때 18% 넘게 오르며 6.74홍콩달러(약 1,180원)로 마감했고, 궈타이쥔안국제는 9% 이상 상승했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 OSL은 5% 가까이 올랐다.
화싱자본은 2018년부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Circle)에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웹3.0과 암호자산 사업에 1억달러(약 1,380억 원) 예산을 배정하고, 향후 2년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OSL은 홍콩 최초의 상장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지난 25일 3억달러(약 4,140억 원) 규모의 주식 투자 유치를 마쳤다. 회사 측은 이 자금을 활용해 전략적 인수, 글로벌 확장,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은 250여 종이며, 총 시가총액은 2,500억달러(약 344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규모는 37조달러(약 5경 원)로, 비트코인의 두 배 수준이다.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을 더 이상 단순한 암호화폐의 연결 수단이 아닌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보고 있다. 특히 발행과 결제, 거래를 중심으로 한 관련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민생증권은 이번 법 시행으로 알리바바 산하 마이그룹, 징둥 등 대형 테크기업이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 면허를 우선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RWA(실물자산 토큰화) 영역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컨설팅은 2030년까지 RWA 시장이 16조달러(약 2경2,000조 원)까지 성장하고, 이 중 30~50%를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내에서는 광발전 프로젝트나 부동산 토큰화와 같은 시범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이다.
화룡증권은 “홍콩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중국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도구”라며, 위안화 국제화의 핵심 추진 수단이 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다만, 리스크에 대한 경계도 이어졌다. 광파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성과 함께 규제 환경이 계속 바뀔 수 있다”며, “기술력과 규제 적합성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