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미국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 폭염에, 그동안 낯설었던 ‘양산’이 새로운 생존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아시아의 여름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양산이 이제는 뉴욕 한복판에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1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내 자외선 차단용 양산 수요가 최근 눈에 띄게 증가했다. 틱톡 등 SNS에는 “이 더위에 양산 없었으면 녹았을 것”이라는 미국인들의 후기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미국 피부과 전문의 헬렌 히 박사는 “아시아에서는 미용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 자외선 차단이 일상화돼 있다”며, “기미와 노화를 막는 데 양산만큼 효과적인 도구도 드물다”고 말했다.
미국 틱톡 사용자 앰버 퍼거슨은 자신의 양산 사용 영상을 통해 “햇빛 피하는 건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이라고 말하며 양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영상은 수많은 공감을 얻으며 ‘이제는 햇빛도 비처럼 피해야 한다’는 댓글들로 채워졌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비타민 D 합성을 넘어 화상, 피부 노화, 심지어 피부암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양산은 단순한 미용 도구를 넘어 건강 보호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산 고를 때 자외선 차단 지수인 UPF(자외선 보호 지수)를 확인하라고 권한다. UPF 50+ 제품은 자외선 98% 이상을 차단할 수 있으며, 어두운 색일수록 효과가 높다. 또, 은색이나 검은색 코팅이 추가된 제품도 태양광 반사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산만으로는 자외선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자외선 차단제, 기능성 의류 착용,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야외활동 자제 등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명동 거리에서 양산을 쓰는 시민들의 모습이 점점 익숙해지듯, LA와 뉴욕, 마이애미에서도 같은 풍경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관련 반응은 SNS뿐 아니라 소비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아마존과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UV 파라솔’ 키워드 검색량이 두 자릿수 이상 늘었고, 일부 제품은 조기 품절 현상까지 빚고 있다.
자외선에 민감한 아시아인들이 오래전부터 써오던 생활 아이템 하나가, 이제는 전 세계적인 기후 대응 도구로 재조명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