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박소영 기자 | 이탈리아 북서부 몬탈토 디 카스트로(Montalto di Castro) 해변에서 한 10대 청소년이 파놓은 모래 터널이 무너져 그 안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희생자는 로마에 거주하던 17세 리카르도 B.로, 가족과 함께 해변을 찾았다가 터널 내부에서 갑자기 무너져 내린 모래에 깔려 숨졌다.
당시 리카르도는 직접 판 모래 터널을 통과하며 한쪽 끝에서 반대편으로 빠져나오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가 터널의 중앙부를 통과하던 순간 구조물이 붕괴됐고, 겉으로는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은 채 모래가 모두 덮쳤다. 이를 목격한 수영객은 “겉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누가 지나가도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후 아버지를 비롯한 해변의 시민들과 구조대가 맨손으로 모래를 파내며 구조 작업을 시도했으나, 리카르도는 이미 숨진 뒤였다. 구조 관계자들은 “모래는 밀폐되어 공기조차 통하지 않기 때문에 몇 분 내에 질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3세, 8세인 두 동생도 있었다. 실종 신고는 오후 3시경 접수됐으며, 구조대는 급히 수색에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몬탈토 시의 에마누엘라 소치아렐리(Emanuela Socciarelli) 시장은 성명을 통해 “믿기 어려운 참사이며, 지역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밝혔다. 시청은 희생자 가족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11일 예정된 모든 공공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 측은 “큰 슬픔을 함께 나누며, 깊은 애도의 뜻을 유족에게 전한다”며 “지역 사회는 조용한 연대의 마음으로 이 가족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로마 교육청과 시청도 별도 조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