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평화 기자 | 중국과 브라질이 페루와 브라질을 잇는 대륙횡단 철도 사업에 대한 공동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 지난달 페루 찬카이항 개항 이후 급물살을 탄 인프라 연결 전략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다.
9일 브라질 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국가철로그룹 산하 철도경제기획연구원이 브라질 측과 함께 타당성·환경영향 조사를 맡게 되며, 이번 양해각서(MOU) 체결은 철도 사업의 전면적 검토를 위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
조사 대상은 기술, 경제, 물류, 생태 등 전 분야로, 철도가 지나게 될 바히아, 고이아스, 마투그로수, 히우브랑쿠, 아크리 등 브라질 중서부 주요 지역을 포함해 페루 찬카이항까지 이어지는 약 4,000km의 구간이 대상이다.
완공 시 브라질과 아시아 간 물류 시간이 최대 10일 단축될 전망이다. 브라질 산업계는 철도 외에도 고속도로, 항만, 전력망 등 전반적인 인프라 확충에 대한 중국의 기술 및 자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소재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왕여우밍(王友明, Wang Youming) 국장은 "이번 철도 공동 조사 착수는 중국과 남미의 실질적 연결을 진전시키는 결정적 계기"라며, 중국의 인프라 건설 능력과 장비 제조 기술은 브라질과 페루 모두에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브라질 철도교통국의 레오나르도 히베이루(Leonardo Ribeiro) 국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파트너십을 통해 남미 대륙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기술외교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도 지난 5월 중국 방문 당시 "교통망뿐 아니라 양국 협력 사업 전체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지역 간 공조와 전략적 규모의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시기 룰라 대통령과 함께 방중했던 브라질 무역투자진흥청(ABTI)의 조르지 비아나(Jorge Viana) 청장은 "이 철도는 사실상 파나마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는 수송망으로, 페루에서 직접 상하이까지 화물 수송이 가능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페루 재무부 장관 역시 5월 양국 정부와 중국 대표단 간 3자 회의 개최 필요성을 공식 제안하며, 사업 추진을 위한 외교적 채널 확보에 나선 상태다.
이번 철도사업은 일대일로(一带一路, Yidai Yilu) 구상의 남미 확장과 맞물리며,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간 경제·외교 전략의 결합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중국과 브라질은 앞서 인공지능, 신에너지, 의약, 기반시설 전반에 걸쳐 포괄적 협력 문서를 다수 체결한 바 있다.
페루 찬카이항은 중국의 COSCO해운이 주도한 신항만으로, 중남미와 아시아를 잇는 전략 거점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