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 금융당국이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파생상품 시장 참여 폭을 한층 확대했다. 이로써 외국계 투자자는 오는 10월부터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에 공식 참여할 수 있게 된다.
18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证监会, 이하 증감회)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中国人民银行), 국가외환관리국(国家外汇管理局)과 협의를 거쳐 10월9일부터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RQFII)가 상하이·선전 증시의 ETF 옵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투자 목적을 ‘헤지 거래’로 한정한다. 증감회는 "제20기 3중전회 결정 사항인 ‘적격 외국기관투자자 제도 최적화’의 일환"이라며 "상품기회의 다양화와 리스크 관리 수단 강화를 통해 외국 자금의 안정적 유입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중국 금융당국은 외자 진입 규제를 빠르게 완화하고 있다. 앞서 외국계 투자자의 상품선물, 상품옵션 시장 진입을 허용한 데 이어, ETF 옵션까지 개방하면서 외국계 투자자의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폭이 크게 넓어지게 됐다.
증감회는 "이번 조치로 외국계 장기 자금의 A주(중국 본토 주식시장) 투자 안착을 지원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고수준 개방을 추진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도 적격 외국기관투자자 제도를 한층 더 개선하는 후속 개혁안을 지속 발표할 계획"이라며 "외국 자금 유입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자계 기관투자자들의 ETF 관련 헤지 수단으로는 주로 역외 선물시장이나 장외파생상품이 활용돼왔다. 하지만 거래 효율성과 규제 투명성 측면에서 ETF 옵션 시장 개방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만큼, 이번 정책 변화는 외자 유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은행주 중심의 ETF 거래량 증가와 외자 투심 개선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ETF 거래 활성화로 은행주 ETF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10월 정식 시행까지 3개월가량 준비 기간이 주어지며, 주요 외국계 기관들은 이를 반영한 투자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ETF 옵션이란 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 거래로, 상대적으로 거래비용이 낮고 리스크 헤지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현재 중국 ETF 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1조5000억 위안(약 296조 원)으로 최근 몇 년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의 연이은 파생시장 개방은 디지털위안화의 국제화 추진, 파생 리스크 관리체계 개선 등과도 맞물려 장기적인 금융시장 개혁 청사진과 연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