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 외교부 왕이(王毅, Wang Yi) 부장은 유럽 기업들이 제기한 희토류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에 대해 “중국과 유럽 사이에서 이 문제가 본질적 쟁점이 된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4일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독일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Johann Wadephul)과의 공식 회담 직후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희토류는 민감한 전략 자산인 만큼,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는 주권국가로서의 권리이며,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한, “중국은 법과 규정에 따라 수출 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당한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의 수요는 충분히 보장될 것”이라며 유럽의 기업들을 겨냥한 우려를 직접 반박했다. 중국 당국은 유럽 기업에 대해서도 ‘패스트트랙(fast track)’ 체계를 통해 효율적인 행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세력이 희토류 문제를 중국과 유럽 간 정치적 갈등으로 부풀리려는 시도에 대해 “불순한 의도가 있으며, 이는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문제를 불필요하게 정치화하고 긴장을 유도하려는 행위는 양측 실질 협력에 장애가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 핵심 기술 분야에 필수적인 광물 자원을 수출 관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2020년 발효된 ‘수출통제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일수록 통제가 강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희토류의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자원 다변화를 추진 중이나, 중단기적으로는 중국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절대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정책 변화와 수출입 절차는 유럽의 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중유 외교장관 간 고위급 전략대화의 일환으로, 희토류 수출뿐만 아니라 공급망 안정, 기술 협력, 에너지 안보 등의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중국 측은 “상호 존중과 실용주의에 기반한 협력만이 진정한 파트너십의 길”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희토류의 주요 생산지는 내몽골(内蒙古, Neimenggu), 쓰촨(四川, Sichuan), 장시(江西, Jiangxi) 등지로, 중국은 정광 생산에서 정제, 가공기술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직 통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우위를 기반으로, 중국은 희토류 자원을 전략 외교의 핵심 도구로 활용해 왔다.
왕이 부장은 끝으로 “희토류 수출은 중국의 산업안보와 국제책임을 동시에 반영한 것”이라며, “유럽은 감정적 반응보다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