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이 수소 관련 특허 경쟁력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 전통적으로 이 분야의 강자였던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수소 산업 기술 패권을 주도하는 구도로 전환된 것이다.
8일 관찰자망에 따르면, 일본 경제신문은 지난 4일 보도를 통해 “중국이 수소의 제조, 저장, 운송, 안전관리 등 5대 분야 중 4개 영역에서 특허 경쟁력 1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데이터 분석 기관 Astamuse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에서 출원된 약 18만 건의 수소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결과는 일본이 과거 2011년~2020년 14만 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것과는 뚜렷하게 대조된다. 특히 중국은 2020년 9월 ‘2030년 탄소 정점 목표’를 발표한 이후, 수소 관련 연간 특허 출원 건수를 일본의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제조 부문에서의 기술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블룸버그 신에너지재단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수소 전해설비 제조 원가는 유럽 업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우드맥킨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수소 전해기 제조능력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시장에서도 절대적인 점유율을 확보해 수소 산업과의 연계 전략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2022년 수소 산업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연간 녹색 수소 생산량을 10만~20만 톤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미 그 진척 속도는 계획치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석화는 신장 쿠처 지역에서 대규모 녹색 수소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일본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수소 기본 전략을 수립했지만, 참여 기업 수 부족과 추진력 저하로 속도에서 중국에 크게 뒤처졌다. 일본이 주력하는 수소 연료전지차 분야 외에도, 중국은 화학 및 철강 등 고온·고압을 필요로 하는 산업용 수소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바오우강철은 이미 기존 제철로에 수소 연료를 도입해 시험 가동에 성공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수소 소비량은 연간 2,800만 톤으로 전 세계의 30%에 달하며, 단일 국가로는 최대 시장이다. 같은 해 12월 국가에너지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3,650만 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소비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 기반 녹색 수소 프로젝트다.
유럽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소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프랑스 ENGIE와 스페인 Iberdrola는 2030년까지의 수소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일본 경제신문은 “이대로라면 중국과 서방의 수소 기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