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17.6℃구름많음
  • 강릉 20.3℃맑음
  • 서울 18.2℃구름많음
  • 대전 18.5℃맑음
  • 대구 19.0℃맑음
  • 울산 20.0℃맑음
  • 광주 18.4℃맑음
  • 부산 19.1℃맑음
  • 고창 18.4℃맑음
  • 제주 21.3℃맑음
  • 강화 15.3℃구름많음
  • 보은 17.3℃구름조금
  • 금산 18.1℃맑음
  • 강진군 18.7℃맑음
  • 경주시 20.7℃구름조금
  • 거제 19.7℃맑음
기상청 제공

2025.06.07 (토)

국과미, 중신닝보 인수…필터 기술로 반도체 병목 돌파

디지털 설계와 아날로그 제조 통합…3년간 무조건 지분 매각 제한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 칩 설계사 국과미(国科微)가 고성능 필터 제조사 중신닝보(中芯宁波)를 전격 인수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에 중대한 변곡점이 마련됐다. 설계와 제조를 아우르는 이 거래는 국가적 기술 자립 목표와도 맞물린 결정이다.

 

6일 중국증권시장에 따르면, 국과미는 중신닝보 지분 94.37%를 인수하는 내용의 자산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중신국제(中芯国际)는 자회사 중신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이던 지분 14.832% 전량을 처분함으로써, 거래 이후 중신닝보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국과미는 디지털 칩 설계에 더해 아날로그 제조 역량까지 확보하게 되며, 고주파 BAW(Filter) 제품과 자사 WiFi 칩을 묶은 통합 솔루션 공급이 가능해진다. 중신닝보의 주력 제품은 이미 국내 대형 스마트폰 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고 있으며, 중국산 필터 칩이 외산 독점을 깨뜨린 상징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중신닝보는 SUB6G 전 주파수를 포괄하는 생산체계를 구축했으며, 고난도 공정이 필요한 MEMS 제조 역량도 갖추고 있다. 국과미는 “이번 인수는 설계·제조 통합이라는 산업적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신닝보는 아직 흑자 전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각각 -8.43억 위안, -8.13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약 1,917억 원, 1,852억 원에 해당한다. 국과미는 “시설 투자 및 감가상각에 따른 일시적 손실로, 향후 정상 가동과 함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 조항도 전면 강화됐다. 국과미는 중신닝보가 흑자를 기록하지 않을 경우 인수 측의 지분을 3년 내 매각 금지하며, 이후에도 최대 10년까지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한 매각 시 주가가 발행가보다 낮을 경우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매도가 불가능하도록 차단 장치를 뒀다.

 

이와 함께 거래 승인 단계에서 국과미의 최대주주 및 중신닝보 주주 중 대형 투자자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며, 의결권은 전적으로 중소주주에게 부여된다는 점도 명시됐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상장사 인수합병 심화 개혁안’을 통해 적자 기업의 전략적 인수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전기차, 첨단소재 등 국가 전략 산업에서 핵심 기술 확보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적자기업도 기술만 있으면 인수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실제로 그간 스루이푸(思瑞浦)의 창신웨이(创芯微) 인수, 징루이전차이(晶瑞电材)의 후베이징루이(湖北晶瑞) 인수, 사이리스(赛力斯)의 룽성신에너지(龙盛新能源) 인수 등 유사 사례들이 연이어 등장해왔다.

 

국과미의 이번 결정은 ‘양질의 비영리 자산’ 인수를 통한 기술 내재화 전략의 상징적 사례로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구조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통찰·견해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