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김대명 기자 | 중국이 최근 중동 정세 긴장 완화와 국제 마약 통제 강화를 위한 외교 메시지를 연달아 내놓으며 글로벌 책임국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외교부는 중동 지역의 휴전을 환영하는 한편, 펜타닐 제조 원료에 대한 규제를 자주적으로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2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궈자쿤(郭嘉昆, Guo Jiakun) 대변인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중동 지역 정세가 다시 고조되지 않길 바라며, 휴전이 조속히 실질적 안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적 수단으로는 평화를 달성할 수 없으며, 대화와 협상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스라엘 간 휴전 합의를 발표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은 중동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정치적 해결로의 복귀를 촉구한다"고 재확인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궈 대변인은 펜타닐(Fentanyl) 문제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방침도 분명히 했다. 최근 중국이 펜타닐 제조 원료로 사용되는 화학물질 2종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 것에 대해 "이는 중국 정부가 유엔 마약금지협약 당사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자주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 단속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펜타닐 남용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성의를 보여 왔지만, 미국 측은 부당하게 펜타닐 관련 관세를 부과하며 협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진정한 협력을 원한다면 평등하고 상호 존중하는 태도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펜타닐 규제와 관련해선 26일이 국제 마약 퇴치의 날(국제 금연의 날)이기도 한 만큼, 중국의 국제적 책무 이행 의지가 강조됐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철저한 금지 정책을 시행 중이며, 글로벌 마약 통제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정상회의 관련 외교 일정도 발표됐다. 궈 대변인은 "리창(李强, Li Qiang) 총리가 오는 2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AIIB 제10차 연례 이사회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AIIB는 시진핑(习近平, Xi Jinping) 주석이 주도해 설립한 21세기형 다자개발은행으로, 지난 10년간 국제적 기준에 따라 급속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의는 AIIB의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10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한 외신 질문에는 "중국과 브라질은 전략적 협력 관계로서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구체적인 참석 일정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도 조명됐다. 탄자니아에서 구조 활동 중 목숨을 잃은 중국 의료진 장쥔차오(张军桥, Zhang Junqiao) 사례가 소개됐다. 궈 대변인은 "장쥔차오 동지는 현지 주민을 구조하다 희생했으며, 이는 중아프리카 협력 정신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1963년 이후 아프리카 의료 지원을 이어 왔으며, 탄자니아에만 58년간 27개 기수를 파견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중국-이슬람 협력 성과가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궈 대변인은 "이번 회의 결의안에 6년 연속으로 친중 조항이 포함됐다"며 "중국은 이슬람 국가들과 신뢰를 강화하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OIC 대표단은 신장(新疆, Xinjiang) 자치구를 방문해 중국 민족·종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