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국내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인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항체주사 ‘베이포투스’(성분명: 니르세비맙)가 도입됐지만, 극심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RSV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신생아와 영유아에게는 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될 위험이 크다. 그동안 특별한 치료법이나 예방 백신이 없어 부모들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최근 베이포투스가 국내 허가를 받으며 부모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베이포투스는 신생아와 12개월 미만의 영아에게 접종할 수 있으며, 1회 투여로 최소 5개월 이상 면역 효과가 지속된다. 그러나 출시 초기라 병원마다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부모들은 접종할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인터넷 맘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접종 가능한 병원 정보 좀 알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는 예약제로 한정된 수량만 접종하고 있다. 종합병원과 산부인과에서도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헛걸음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가격이다. 베이포투스는 백신이 아니라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국가예방접종사업 지원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모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하며, 가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평균 50만 원에서 80만 원에 달한다.
반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베이포투스를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호주의 경우, 정부가 3,100만 달러를 지원해 신생아 대상 무료 접종 캠페인을 진행했고, RSV 감염으로 인한 신생아 입원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베이포투스를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RSV 감염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분만병의원협회 신봉식 회장은 “RSV 감염은 신생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해 경제적 부담 없이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포투스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모들은 높은 가격과 부족한 물량 속에서 접종 기회를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