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17.6℃구름많음
  • 강릉 20.3℃맑음
  • 서울 18.2℃구름많음
  • 대전 18.5℃맑음
  • 대구 19.0℃맑음
  • 울산 20.0℃맑음
  • 광주 18.4℃맑음
  • 부산 19.1℃맑음
  • 고창 18.4℃맑음
  • 제주 21.3℃맑음
  • 강화 15.3℃구름많음
  • 보은 17.3℃구름조금
  • 금산 18.1℃맑음
  • 강진군 18.7℃맑음
  • 경주시 20.7℃구름조금
  • 거제 19.7℃맑음
기상청 제공

2025.06.17 (화)

100원으로 밤새 즐긴다…중국 Z세대의 '찜질방 유토피아'

에어컨·게임·무제한 식사…‘찜질방형 숙박’이 젊은 세대의 놀이터로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중국에서 전통적인 찜질방과 발마사지 업종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6일 중국 매체 제1차이징에 따르면, ‘1인당 100위안(약 1만9,000원)으로 12시간 체류’, ‘무제한 식사’, ‘영화·게임·노래방 가능’이라는 콘셉트의 신개념 찜질방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는 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대신 ‘찜질방 숙박’이 가성비 좋은 선택지로 떠올랐다.

 

기존 찜질방이 목욕과 안마 중심이었다면, 최근엔 ‘찜질방+e스포츠’, ‘찜질방+모임’, ‘찜질방+가족 휴식’ 등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특히 주요 소비층이 20~30대 여성으로 바뀌면서, 분위기와 음식, 시설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O2O 플랫폼 메이퇀(Meituan)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찜질방·발마사지 업종의 온라인 거래 규모는 매년 30% 이상 성장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젊은 소비자의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대학생 고객군은 전년 대비 162%, 10대는 무려 243% 증가했다. 특히 이들은 온라인 예약과 확정 가능한 서비스, 사진이 잘 나오는 실내 공간을 선호하며, KTV·보드게임·영화관 같은 복합시설이 마련된 매장을 찾고 있다.

 

찜질방을 단순 ‘휴식 공간’이 아닌,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커플 데이트 장소로 활용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대규모 가족 이용객도 늘어나고 있으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주말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산업 구조 자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에 30개 이상 매장을 둔 ‘월궁족도(月宫足道)’는 대표적인 고성장 업체다. 이 회사는 기존 발마사지 업계의 고가·남성 중심 소비 문화를 벗어나, 여성과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가격을 대폭 낮췄다. 과거 220위안(약 4만2,000원)이던 80분 마사지 패키지를 109위안(약 2만800원)으로 절반 넘게 인하하고, 무제한 식사까지 제공한다.

 

창업자 리위칭(李玉清)은 “고객이 월궁을 ‘마사지계의 샤오미’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엔 40대 남성 고객이 주력이었지만, 현재는 20~30대 여성 고객이 절반을 넘는다”고 전했다. 실제 메이퇀 통계에 따르면, 월궁의 고객 중 여성은 52%, 남성은 48%로 확인된다.

 

월궁은 ‘양 많은 맛집’ 전략도 구사 중이다. 찜질방 내부 식당에서는 젊은 층이 좋아하는 메뉴인 매운 국수, 계란볶음밥, 만두, 우육면 등을 무제한 제공하며, 한 손님은 한 번에 25접시 만두를 먹은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늘리는 ‘극한의 가성비’ 전략은 고정비 증가라는 리스크도 수반한다. 예컨대 한 매장에 필요한 마사지사는 20명에서 40명으로 늘었으며, 채용 기준도 ‘외모’에서 ‘실력’ 중심으로 바뀌었다. 인터넷 플랫폼의 예약·재고 관리 기능과 AI 기술의 활용도 매장 운영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산업연구기관 중옌푸화(中研普华)는 “2025~2030년이 중국 찜질·발마사지 산업의 황금기”라며, 시장 규모는 2025년 700억 위안(약 13조원)에서 2030년 2,000억 위안(약 3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비 구조의 변화와 도시화에 따라 중서부 도시의 성장률이 18%에 달하며, 이는 선전, 상하이 같은 1선 도시(9%)를 훨씬 앞서는 수치다.

 

이와 함께 ‘찜질방+극장’, ‘찜질방+SPA’, ‘찜질방+소셜 공간’ 등 다기능 복합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구호온천생활관(九号温泉生活馆)’ 관계자는 “찜질방이 단순한 세신 장소에서 벗어나 이제는 소셜 네트워크와 회식 공간이 됐다”며,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고급 디저트, 오락룸 등 추가 시설로 평균 체류시간도 6시간에서 12시간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급성장에는 그림자도 있다. 중국 브랜드 전략가 쩐쥔하오(詹军豪)는 “현재 업계는 서비스 유사성, 인력난, 운영비 과다, 가격경쟁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사 인증 체계, 다각화된 서비스 메뉴, 체계적 직원 교육이 브랜드 생존을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찰·견해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