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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0 (화)

그들의 마지막 종이 울렸다

환호와 눈물 사이, 2025년 가오카오는 끝났다

더지엠뉴스 김완석 기자 | 지난 7일부터 진행 중인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가 9일 오후, 전국 각지의 고사장에서 마지막 종소리를 울리며 마무리됐다.

 

시험 종료와 동시에 교문은 활짝 열렸고, 수험생들은 마치 결승선을 통과하듯 운동장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험지를 접는 손보다, 펜을 높이 던지며 두 팔을 치켜든 몸짓이 더 많았다. 그들의 열두 해가 담긴 끝은, 환호성으로 채워졌다.

 

9일 중국 남통, 창사, 합비, 타이위안 등 주요 도시 고사장에선 수험생들이 시험 종료 직후 서로 부둥켜안거나, 손에 쥔 복습 노트를 하늘 높이 던지는 모습이 이어졌다. 흩날리는 종이들은 마치 새처럼 펄럭였고, 먼 거리에서 지켜보던 부모들의 눈엔 눈물이 맺혔다.

 

어떤 부모는 꽃을 들고, 어떤 가족은 손편지와 작은 케이크를 준비했다. 모두가 그 아이의 오늘을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자원봉사자들과 경찰들도 자리해, 혼잡한 인파 속에서도 마지막 순간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시험을 마친 한 학생은 “이제야 진짜 여름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교문 밖에는 친구와 손을 맞잡고 뛰는 아이들, 서로를 부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 옆에서 부모들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고, 그 이름에 담긴 기대와 사랑은 말보다 더 깊었다.

 

58세의 고사 수험생 량스(梁实)는 올해로 29번째 가오카오에 도전했다. 그는 이날 쓰촨성 청두 8중 시험장에서 마지막 시험에 응시했다.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며 웃어 보인 그는 시험장을 향해 또 한 번 손을 흔들었다.

 

가오카오의 끝은 단지 답안지를 덮는 것이 아니었다. 찬란했던 시간을 마주하고, 미래를 향해 걷기 시작하는 진짜 첫발이었다.

 

책상 위엔 여백이 남았고, 마음속엔 무한한 가능성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오늘 이들이 던진 종이 한 장 한 장은, 더 넓은 세계를 향한 도약의 증표처럼 바람을 탔다.

 

누군가는 대학으로, 누군가는 다른 길로 가겠지만, 분명한 건 이 뜨거운 여름을 통과한 모두가 삶의 다음 장을 자격 있게 맞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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