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지엠뉴스 구태경 기자 |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징둥(京东, JD.com)이 본격적으로 여행·호텔 예약(酒旅) 사업에 뛰어들었다. 외식 배달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로컬 유저 기반을 활용해, 이번엔 미주·기차·호텔을 포함한 OTA(온라인 여행사) 시장까지 사업 반경을 넓힌 것이다.
9일 중국 경제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징둥은 현재 제품 매니저, 항공 운영, 시스템 설계 전문가 등 핵심 직군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투안(美团), 씨트립(携程) 등 경쟁사의 경력 인력을 대상으로 3배 수준의 고액 연봉을 제시하면서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포지션의 경우 월급이 5만1570만 원)에 달한다.
징둥은 현재 자사 앱 내 ‘생활 여행 서비스’ 항목을 조용히 오픈한 상태다. 해당 섹션에서는 호텔, 항공권, 기차표, 관광지 입장권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베이징 타이쿠리 호텔의 경우 정가 370위안(약 8만3000원)에서 66위안(약 1만5000원) 공식 보조금이 제공돼 예약 시 큰 할인이 적용된다. 또 호텔 예약 시 외식 쿠폰을 추가로 제공하는 연계 혜택도 마련됐다.
징둥은 이미 2011년 항공권 예약을 시작으로 관광 서비스 시장에 진입했고, 2014년에는 ‘징둥 여행’ 카테고리를 정식 출범시킨 바 있다. 그러나 외부 노출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번 OTA 재도전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공격적 행보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미투안의 酒旅 부문을 총괄하던 부총재 궈칭(郭庆)이 징둥에 합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궈 전 부총재는 미투안에서 7년간 숙박여행 사업을 이끌며 최고 의사결정 그룹(S-팀)에 올랐던 인물로, 징둥의 OTA 공략 전략 설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미투안은 2025년 1분기 숙박여행 포함 지역 생활 사업부에서 643억 위안(약 14조3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酒旅의 개별 수익률은 43.3%에 달한다는 내부 지표도 존재한다. 징둥 입장에서는 배달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숙박여행 분야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전환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징둥의 숙박여행 진출을 '배달 중심 생태계의 완성'으로 보고 있다. 업계 분석가 리청동(李成东)은 “징둥의 숙박여항 전략은 미투안, 씨트립을 정면으로 겨냥했다기보다, 외식 플랫폼과 연계해 유입된 고객을 수익화하는 구조 완성에 초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정보통신부 산하 경제 전문가 판허린(盘和林)은 “징둥은 여행·숙박 분야에서 씨트립이나 미투안만큼의 입지는 없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장 한계 속에서 서비스형 비즈니스로의 확장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酒旅는 징둥 생태계 확장의 보조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