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 9명 무너뜨린 한 여자, 정체는?"

  • 등록 2025.07.18 08: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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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고승 9명 유혹해 160억 갈취한 여성 체포…성관계 영상으로 협박
승려 절반 이상 환속, 왕실은 81명 직위 박탈…불교 신뢰 흔들린 태국 사회 충격

 

더지엠뉴스 이남희 기자 | 

태국에서 고위급 승려들을 유혹해 성관계를 맺은 뒤 협박과 금품 갈취로 약 164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챙긴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구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 태국에서, 고승들이 집단으로 성추문에 휘말리며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18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15일) 중부 논타부리주의 한 고급 주택 단지에서 위라완 엠사왓(35)을 갈취와 자금 세탁 등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위라완이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유명 사찰의 주지 등 고위급 승려들과 연애를 가장해 관계를 맺고, 이후 이를 빌미로 거액을 송금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압수된 위라완의 휴대전화 5대에서는 승려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영상 8만 건, 그리고 성관계 이후 협박과 갈취 정황이 담긴 채팅 기록이 다수 발견됐다. 위라완은 경찰 조사에서 "9명의 승려와 성관계를 가졌고, 이 중 8명은 이후 환속했다"며, "대부분 유혹하기 쉬웠고 금품 요구도 순순히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이번 사건의 단초는 지난달 방콕의 한 유명 사찰 주지가 잠적한 사건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위라완은 이 주지에게 임신을 주장하며 약 720만 밧(한화 약 3억700만 원)을 요구했고, 주지가 이를 거절하자 관련 사실을 다른 승려들에게 폭로했다. 해당 주지는 라오스로 도피한 뒤 결국 승려 신분을 포기했다.

 

또 다른 60대 주지는 올해 2월 사찰 계좌에서 38만 밧(약 1620만 원), 개인 계좌에서 1280만 밧(약 5억4700만 원)을 위라완에게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 14일 환속했지만, 위라완과의 사적인 관계는 부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위라완의 계좌에는 최근 3년간 총 3억8500만 밧(약 164억 원)이 입금됐으며, 이 돈의 대부분은 온라인 도박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파문이 커지자 태국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주지와 원로 등 최소 9명이 승려직에서 쫓겨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승려를 신고할 수 있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도 개설했다.

 

상좌부 불교 전통을 따르는 태국 불교는 독신 계율이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승려는 여성뿐 아니라 암컷 동물과 접촉해도 큰 죄로 간주되며, 가족이 건네는 음식도 직접 손대는 것이 금지될 정도다.

 

잇따른 스캔들로 승려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민심이 요동치자, 태국 정부와 왕실도 진화에 나섰다. 품탐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은 사찰 재정의 투명성 강화 등 제도 개선을 지시했고, 국회는 '승려와의 성관계 금지법' 제정에 착수했다. 국왕 라마 10세는 스캔들과 관련된 승려 81명의 왕실 직위와 예우를 박탈하는 칙령을 발표했다.
 

이남희 기자 in871738@theg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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